2023071401000574100027862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제철에 맞게 나오는 식재료들은 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으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소 발자국을 줄여 환경친화적인 데다가 가격 또한 저렴하다.

여름을 대표하는 녹색 채소 열무가 제철을 맞았다.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열무는 여름철 더위로 지친 입맛을 살리기에 제격이다. 특히 상(上)품으로 손꼽히는 '일산열무'는 식감과 향이 뛰어나 시장과 소비자의 인기를 한몸에 얻고 있다.

고양시는 시 특화농산물인 일산열무 생산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 도입, 지리적 표시제 등록 추진 등 일산열무의 명성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뛰어난 향·아삭한 식감에 소비자 인기 높아
식이섬유·비타민 A·C 풍부해 면역력 증진
1960년대부터 생산… 수분 많고 단단한 줄기

고양시, 작년 특화농산물 지정해 적극 홍보
수확후 당일 출하… 수도권 입지 적극 활용
ICT 도입 농가 지원… 지리적 표시제 추진


시는 지난해 지역 특화농산물로 일산열무를 내세웠다. '고양시 특화농산물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특화농산물 지정을 위한 육성위원회를 열고, 일산열무를 '가와지 1호(쌀)'와 더불어 고양시 특화농산물로 지정했다.

시는 특화농산물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로 지역 농업을 발전시키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팔도명물2
일산열무는 노란 바탕에 빨간 띠가 있는 끈에 '일산열무'란 글씨가 인쇄돼 있다. /일산농협 제공

■ 수도권 텃밭 '일산'에서 키운 '명품 열무'


일산 지역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설채소 재배가 발달해 열무가 다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일산열무의 유래는 1977년에 집필된 고양군지(高陽郡誌)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한강 덕분에 충적지가 형성돼 토지가 매우 비옥하고, 고등채소(열무)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기름진 땅에서 생산된 일산열무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대량 출하되면서 이름이 전국에 알려졌다.

일산농협 김진의 조합장은 "일산 열무는 노랑 바탕에 빨간 띠가 있는 끈에 '일산열무'란 글씨가 인쇄돼 있다. 소비자들이 일산열무를 손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열무를 묶은 끈을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또 "열무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일산열무 가격을 최고로 매기다 보니 다른 농가들이 이름을 도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일산열무란 이름으로 출하된 일반 열무에 농약 검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역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도 생겼다"며 "일산열무는 지역 내 로컬푸드 직매장 또는 농산물 도매시장을 거쳐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열무는 '어리다(여리다)'와 '무'의 합성어로서 더울 열(熱), 없을 무(無)를 써서 더위를 식혀주는 채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로부터 열무는 식이섬유, 비타민 A·C가 많아 원기를 돋우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은 혈중 중성지방을 조절하는데 이롭고, 칼륨 성분이 많아 혈관 내 나트륨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일산열무는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높아 영양이 풍부하고 조직이 치밀하다. 일반 열무에 비해 잎의 색이 푸르고, 줄기를 만졌을 때 단단하고 수분이 많은 특성을 보인다.

팔도명물3

■ 열무 중 으뜸 '일산열무'… 고양시 특화농산물 지정, 지리적표시제 등록 추진


일산열무는 주로 고양 일산동구 장항동과 백석동 일대에서 생산된다. 일산열무 재배 총면적은 약 107㏊, 연간 생산량은 약 1만7천925t, 전체 농가 수는 약 350개에 달한다.

열무의 주 소비처인 수도권 지역과 인접해 있는 일산 지역은 입지적 조건이 좋다. 수확 이후에 물리적 상해, 수분 손실 등 품질이 저하될 요소가 적고, 농가에서도 신선한 열무 생산을 위해 수확 직후 당일 출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 한성준 농산유통과장은 "일산열무 생산자를 보호하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란 농수산물이나 농수산 가공품의 명성·품질·기타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그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품이란 것을 표시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지리적 표시제에는 최초로 등록된 보성 녹차를 비롯해 이천 쌀, 순창 고추장, 횡성 한우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팔도명물1
고양시 일산에서는 1960년대부터 열무가 다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김진의 일산조합장(왼쪽)이 일산열무를 수확하고 있다. /일산농협 제공

■ 정보통신기술(ICT) 도입, 모듈형 식물공장 설치… 고품질 먹거리 '일산열무' 생산 지원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열무산업 발전을 위해 일산열무 포장재 지원사업, 생산농가 교육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동안 일산열무를 재배하는 39개 농가를 대상으로 '고품질 일산열무 생산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동안 일산열무 재배 농가를 힘들게 했던 토양 연작장해를 방지하기 위해 퇴비차 설비와 토양 개량제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컨설팅과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시는 향후 더욱 우수한 품질의 열무를 연중 생산할 수 있도록 열무재배시설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할 계획이다. 시설 개보수로 스마트 차광막과 환풍 시스템을 설치해 농가들의 노동력 절감을 돕고, 자동 관수·관비 시스템을 적용한 자동화 시설을 설치해 24시간 적정한 생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농업기술센터 내에 모듈형 식물공장을 설치해 일산열무 재배환경에 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실내 스마트팜 재배로 최적화된 환경에서 동일한 품질의 일산열무를 생산해 일산열무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일산열무 생산자를 대상으로 최신 재배기술을 보급하고 친환경 인증확대를 위한 교육을 추진한다. 관내 일산열무 전문식당을 지정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일산열무를 맛볼 수 있는 공간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동환 시장은 "일산열무는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고양의 대표 브랜드"라며 "고양시 농산물이 가진 품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명품 먹거리로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한신협_로고


2023071401000574100027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