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레저산업의 발전을 위한 연구조사와 국내외 레저업체들을 위한 사업타당성 분석은 물론 경영 컨설팅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매년 레저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분석 자료 등이 담긴 '레저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20년 넘게 한국레저산업연구소와 (사)한국골프소비자원의 수장을 맡고 있는 서천범(65) 소장을 만나 레저산업(골프, 콘도, 리조트 등)의 발전 방향과 문제점, 대안 등을 짚어봤다.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 14년간 일했던 서천범 소장은 당시 노하우를 살려 지난 1999년 2월 연구소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등의 사행산업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그러다가 2005년부터 선진국이 되면 골프가 활성화되고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을 예측했고, 이때부터 골프 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 중이다.
그의 노력으로 부족했던 골프와 관련한 통계자료는 늘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들어져 산업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서 소장은 그동안 골프대중화를 통한 골프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폭등하는 그린피 등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면서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정부에 대해서도 각종 보도자료와 칼럼 등을 통해 정책제언을 하면서 골프산업 정책 수립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카드 '손비 불인정' 입법 추진… 카트·그린피·캐디피 대폭인하 가능
연구소 발간 '레저백서' 일본어판 출간, 국내 향한 세계적인 관심 반영 해석
지역 외딴 도서 골프장, 꿈나무 육성 등 배려로 '지역 공동체 일원' 편입 기대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그를 '쓴소리 전문가'로 부른다고 한다. 그는 15년 전부터 회원을 모집할 수 없는 대중골프장들이 콘도회원 등을 모집해 골프장에 그린피 할인 및 부킹 혜택을 주는 '편법 대중골프장'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를 과도하게 올린 대중골프장들을 '비회원제'로 분류해 세금감면 헤택을 줄이자는 제도도 제안한 바 있다. 회원제보다 그린피를 비싸게 받는 곳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었다. 관련법 개정으로 편법 대중골프장 문제는 해결됐다.
그러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비회원제 기준 그린피를 '최고' 그린피가 아닌 '평균' 그린피로 바꿔 통과시키면서 비회원제가 유명무실하게 됐다. 결국 비회원제 신설로 그린피가 내려가겠다고 기대했던 569만 골퍼들의 염원이 물거품이 돼 비회원제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서 소장은 "법인카드로 골프장에서 지출하는 비용에 대해 손비(損費)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다. 법인카드로 골프장에서 사용한 금액이 무려 2021년에만 1조9천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장 매출액의 27.5%를 차지할 정도로 골프가 기업의 접대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인카드의 골프장 사용액 전체를 손비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카트피는 물론 그린피·캐디피를 대폭 낮추면서 일반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는 국내 골프장 551개소 중 181개소가 운영 중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8%에 달한다. 수도권 골프장을 이용한 전체 이용객 수도 지난해 1천720만명으로 전체의 34.2%로 파악됐고 골프 인구 역시 전체 569만명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수도권에는 골프인구보다 골프장수가 부족한 '초과수요현상'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넘치는 수도권 골퍼들 덕택에 강원도, 충청도 골프장들이 돈을 벌고 있다. 따라서 국내 경기가 침체하고 해외원정 골프를 떠나는 골퍼들이 많을지라도 수도권 골프장 그린피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하락폭도 가장 적을 것"이라면서 "비싼 그린피에 따른 경제적 부담 증가로 골프인구는 점차 감소할 것이다. 향후 침체기에 대비해서 그린피를 낮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는 골프장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상생경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인력을 채용할 때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하고 식재료도 현지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사용하고 평일에 한해 지역골퍼들한테 그린피를 할인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장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벽을 허물고 개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역주민들이 골프장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결혼·칠순잔치 등을 하며 어르신들이 9홀을 저렴한 가격에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어린이들이 정규 티업시간이 끝난 후에 전동카트를 타고 자연풍광을 즐기고 잔디밭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유소년 골퍼들에게 저렴한 그린피를 받으면서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등 지역사회를 배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하면 지역의 '외딴 섬'인 골프장이 '지역의 공동체'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에는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2' 일본어판이 출간됐다. 이는 코로나19 특수로 국내 골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국의 골프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일본에서도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일본의 골프용품 수입액은 지난해 4억142만 달러로 전년보다 19.3% 급증하는 등 한국 골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 책자를 번역 출간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아는데, 일본의 유명한 경제연구소에서 번역 출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서천범 소장. 끝으로 그는 "골프산업을 계속해서 연구하는 이유는 수익창출이 아닌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에 한 길만을 걷고 있는 것"이라며 "작은 소망이 있다면 기업 등에서 투자를 받아 지금보다 더 깊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레저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남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서천범 소장은?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1999~)
▲(사)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2015~)
▲(사)대한캐디협회 이사(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