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 4만6천호 콤팩트시티 # 미래산업융합클러스터
김병수 김포시장의 1년은 속도전이었다.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고 젊은 시장답게 발로 뛰었다. 중앙정계에서의 전방위 업무경험은 지방행정에서도 주효했다. 직원들이 정부와 협의해야 할 때는 직접 가교가 돼주기도 했다.
김 시장은 취임 후 실용주의적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저평가된 김포를 인구 70만의 반듯한 대도시로 변화시키고자 했던 그에게 격식과 형식은 중요치 않았다. 때로는 수행 없이 운전대를 잡고 난제의 실마리를 찾아다녔다. 집무실을 일 중심 구조의 작은 공간으로 옮기고 경직된 공직 회의는 기동성 있는 미팅으로 바꿔 나갔다.
이런 가치관은 조직 운영에서도 나타났다. 수시로 직급·부서별 식사자리를 만들어 직원과 소통했다. 젊은 팀장들이 중요 보직으로 약진했고, 남성 선임급만 가던 인사팀장에 비교적 후임인 여성 팀장을 최초로 배치했다. 감사담당관은 외부 특별조사전문가, 홍보담당관은 민간기업 홍보전문가를 영입했다.
취임 초기 지역에서는 '시장이 잘 안 보인다'는 말이 돌았다. 그 시간에 김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당연한 행정행위를 주된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는 대신, 지하철 5호선 약속만큼은 확실히 각인시켰다.
17일 만난 김 시장은 "5호선 연장은 홍철호 전 국회의원과 함께 2017년부터 치열하게 부딪혀온 사업"이라고 했다. 지난 2021년 4월 국토교통부 국가철도망계획에 김포한강선이 누락되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이 쪼그라든 채 발표됐지만, 이후 지역 정치권에서는 '진전된 성과'란 성명이 나오는 등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김 시장은 "당시 국토부 관계자들을 만나 페이퍼를 제출해가며 '추가검토 사업으로 넣든 별표·각주가 됐든 반드시 김포한강선을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어디든 포함돼 있으면 추후 변경할 수 있지만, 아예 빠져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돌이켰다.
인사팀장에 여성 최초 배치… 감사·홍보담당관 외부전문가 영입
구래·마산동에 미래산업융복합클러스터·센트럴컬처플랫폼 구상
전세계인의 한국 출입업무 담당 '출입국이민관리청' 유치도 관심
지역의 성난 민심이 '반쪽짜리 GTX'에 쏠려있던 그 무렵,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국가철도망계획에 5호선 김포연장을 추가검토 사업으로 다시 반영했다.
김 시장은 "올해 들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김포골드라인 안전문제는 2019년 개통 때부터 꾸준히 불거진 사안"이라며 "시민들에게 교통문제 해결이 너무도 절실하던 시기에 지역에서는 서울 직결철도망의 시급함보다 건설폐기물처리장 반대여론이 팽배했고, 서울시와의 협의가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합의 없이 5호선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김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합의 성사를 위해 움직였다. 바로 옆 인천시가 김포시 요구안에서 많이 벗어난 별도의 노선(검단 3개 역사 우회)을 밀고 있었기에 노선 주도권까지 그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 시장은 "골드라인 승객 분산을 위해 우선 70(칠공)버스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5호선과 콤팩트시티를 위해 국토부·국방부·군부대·서울시·강서구·경기도 관계자들과 끈질기게 협의를 거듭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 김 시장은 5호선 당사자인 서울시·강서구와 협약을 이끌어냈다. 올해 5월에는 인천 서구와도 깜짝 협약을 체결하며 5호선을 끌어오기 위한 마지막 걸림돌을 해소하고 현재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노선확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 시장은 서울 직결철도 구축 이후 다가올 김포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이 가본 적 없는 길이다.
구래·마산동 국유지에 미래산업융복합클러스터와 '센트럴컬처플랫폼'을 구상 중이고, 도심항공교통(UAM)을 선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포의 풍부한 수자원을 시민들이 더 가까이 누릴 방안도 고민하고, 미주·아시아·유럽 등 전 세계인의 한국 출입업무를 담당할 출입국이민관리청 유치에도 관심이 높다.
김 시장은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경제·교육·문화·복지 등 여러 방면에서 김포의 잠재력이 터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재정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출·투자·소비 악화에 따라 지방교부금이 감소 추세이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방세까지 감소가 예상되는 지금은 선심성 정책보다 시민들의 미래를 안정시킬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의 생각과 상식에 맞춘다는 신념으로 시정을 펼치고, 그 결과도 시민들에게 평가받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