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
올해로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성남시를 설명할 때 이보다 더 적합한 용어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첨단도시로 자리매김했지만 당초 성남시는 없었고 광주시의 한 지역이었다.
정부는 서울시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 철거계획에 따라 허허벌판이었던 광주시 중부면(현 수정·중원구) 일대에 대규모 거주지를 조성한 뒤 철거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켰다. 천막에 기거하던 이주민들은 1971년 광주군 성남출장소를 점거하며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을 벌였다.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면서 관할권을 서울시에서 경기도로 넘겼고, 1973년 광주군 대왕면·낙생면·돌마면 일원과 중부면 중 단대리·상대원리·탄리· 수진리·복정리·창곡리 등을 관할로 하는 성남시가 탄생했다.
성남시는 지난 50년 동안 분당·판교·위례 신도시 개발 등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임시천막에서 명품도시로 나아갔고, 민선 8기 신상진 시장 체제에서는 '4차산업 특별도시'로 또 한 차례 양적·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허허벌판 광주 한 지역서 탄생한 상전벽해
인구 92만3천명… 市 승격때보다 5배 증가
도시개발·4차산업·힐링·맞춤복지 청사진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목표
공감·역동·미래 중점가치 기념 사업 추진
■ 성남시 50년
1973년 시 승격 당시 인구 19만여 명(세대수 3만9천980), 예산은 18억여원이었다. 50년이 지난 현재 인구 92만3천여명(세대수 40만9천453), 예산은 3조4천406억원으로 인구는 약 5배 늘었고 예산은 약 1천900배 증가했다.
행정구역은 18개동 175통에서 50개동 1천354통이 됐고, 행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무원수는 588명에서 3천340으로 늘어났다. 학교는 35개교에서 156개교, 공공도서관은 0개에서 19개, 의료기관은 44개에서 1천847개가 됐다.
2013년에는 교육부 평생학습 도시로 지정됐고 2016년 여성가족부 여성친화도시, 2019년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하기 좋은 도시 1위, 2020년 공정무역도시·환경부 환경교육도시, 2021년 세계보건기구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고령친화도시·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2022년 영국표준협회 국제 스마트도시 등으로 이어지며 명품도시의 터를 닦았다.
■ 4차산업 특별도시
신상진 시장은 지난 5일 '민선 8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이전과 다른 성남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 "희망도시 성남의 새로운 비전, '색(色)다른 성남'을 실현하겠다"며 ▲도시개발 ▲4차산업 ▲힐링도시 ▲맞춤복지도시 등 4가지 분야의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이 중 '4차산업 특별도시'는 '성남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각별히 공을 들이는 사안이다. 신 시장은 제1, 제2, 제3 판교테크노밸리와 야탑밸리를 아우르는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고 정자동 주택전시관 부지에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성남시 전체를 거대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신 시장은 '4차산업 특별도시 추진단'을 출범시켜 4차 산업혁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신 시장은 "시스템 반도체와 AI·자율주행, 바이오헬스 등 첨단산업과 특화된 여건을 토대로 관련 사업을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추진해 대한민국 첨단산업을 대표하는 4차산업 특별도시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민과 함께 하는 50주년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민관합동으로 '성남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기념사업이 관 주도의 획일적인 방법으로 진행되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민간 전문가와 시민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기획과정부터 참여시킨 것이다.
시는 10여 회에 걸친 자문회의를 통해 중점가치를 '공감'·'역동'·'미래'로 설정하고 50주년 기념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시는 우선 50주년 기념사업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슬로건과 엠블럼을 도입했다. 슬로건은 시민 공모 및 내부 심사와 민간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우리가 원하는 미래, 성남이 만듭니다'로 결정했다.
50주년 기념사업에 시민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올해를 새로운 50년 도약을 위한 희망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지난 50년을 뛰어넘는 도시의 미래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엠블럼은 숫자 '50'을 파란색과 빨간색 계열의 반원으로 조화롭게 결합된 형태다. 시민이 모이고 뭉쳐 만들어낸 변화의 50년을 상징한다. 엠블럼에 사용된 두 가지 색상은 대한민국 4차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성남시의 첨단 기술(파란색)과 시민의 젊음과 생기(빨간색)를 의미한다. 대비되는 색상의 조화로 시민 융합과 통합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시는 기념사업으로 세계 태권도 한마당·50년 발전사를 보여주는 특별 기획 전시·청년 프로예술팀 선발 및 50개 동 순회 공연·새로운 도시 브랜드(BI) 개발·성남시사 50년사 편찬 등 28개의 신규사업을 마련했다. 또 시민의날 행사 등 54개 기존사업도 50주년 의미를 더해 기존과는 다른 뜻깊은 행사로 추진하고 있다.
연초에는 50주년 기념 슬로건 공모전·엠블럼 개발 및 홍보·SNS 응원 릴레이 등으로 시민들에게 시 승격 50주년을 알리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 4~5월은 봄을 맞이해 50주년 기념식수·가족이 함께하는 달빛산책·청소년 어울림마당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6~8월 여름 시즌은 청소년이 바라는 미래 토크콘서트 등 성남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9~11월은 기념사업 중점 추진기간으로 '성남 50년, 50가지 빛깔의 가을 성남'이란 부제 아래 50가지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성남 페스티벌·시민의 날 행사·KBS 열린음악회·e스포츠 페스티벌·뮤직페스티벌&드론라이트쇼·모란민속5일장 축제·반려동물 페스티벌·어린이 글짓기 그림대회 등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미니콘서트·시민참여 SNS 이벤트 등 수시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며 연중 50주년을 체감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가고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