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 공공 공사 입찰보증금 관련 논란은 이재명 전 도지사 체제에서 불거졌다. 당시 경기도는 페이퍼컴퍼니 등 직접 시공 능력이 없는 건설사들이 공공 공사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규제를 강화했는데, 그 중 한 조치로 부적격 업체로 판정된 곳엔 입찰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페널티'를 적용했다.
김동연 도지사 체제에 접어든 후 해당 조치는 중단됐지만, 지역 건설업계에선 그동안 귀속된 보증금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결과에 따라 대규모 환급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논란의 최대 관건은 입찰 시 사전 적격심사를 통과한 업체엔 보증금 납부를 면제하고, 통과하지 못한 업체엔 돌려주지 않은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선 수년간 "법적 근거가 없는 가혹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업체들은 감사원에 경기도 감사를 요청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냈다.
그동안 경기도에선 "입찰 공고문에 내용을 충분히 적시해 업체들이 이를 인지한 후 참여하는 만큼 과도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탈락 업체 금액 돌려주지 않아 "규제 가혹" 성토
건설업계, '道 귀속' 법적 근거 없다며 철회 주장
그러나 김동연 도지사 체제로 접어든 후, 도는 지역 건설업계와 다양한 협의를 거쳐 규제 개선에 나섰다.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를 개정해 올 1월부터 시행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개정 조례안은 공공 입찰 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사전 단속의 조사 권한과 처분 근거를 명확히 한 게 핵심이다.
또 실태 조사 결과 행정처분을 받은 자에 대한 입찰보증금 부과 중지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신규 부과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기존에 부과된 금액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가닥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측은 "적격심사 과정에서 낙찰자로 결정되기 전 입찰자를 상대로 보증금을 귀속하는 것은 지방계약법 위반이다. 부과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이미 보증금을 낸 업체에 대해선 환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기준에 입찰보증금 귀속을 금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2021년 행안부는 도의 입찰보증금 귀속 조치에 대해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로 적격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자는 낙찰자가 아니므로, 낙찰자가 아닌 자의 입찰보증금을 지자체에 귀속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경기도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환급 여부 등이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행정소송 결과 등에 따라 수십억원의 환급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입찰보증금 귀속 대상 업체는 142곳으로, 현재까지 60%에 해당하는 86개 업체가 19억4천810만원을 납부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