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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맹리에 위치한 건지산에서 조선시대 군사·통신시설로 활용된 봉수터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과 유물이 발견됐다. /용인시 제공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건지산에서 과거 조선시대 불을 피워 위급한 상황을 알렸던 군사·통신시설 봉수터의 흔적을 뒷받침하는 시설과 유물이 발견됐다.

용인시는 최근까지 이어진 발굴조사를 통해 봉수터를 감싼 방호시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거화시설, 봉수로 오는 신호를 관망할 수 있는 망덕시설, 불을 피우는 도구인 화철 등을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화철은 부싯돌과의 마찰을 통해 불을 피우는 철제 도구로, 봉수터에서 이 같은 거화도구가 발견된 건 국내 최초의 사례다.

건지산 봉수는 조선시대 초기부터 운영된 봉수 노선 중 제2로 직봉의 42번째 내지봉수다. 북쪽으로는 용인 석성산, 성남 천림산, 서울 목면산 봉수로 연결되고 남쪽으로는 안성 망이산 봉수로 연결된다. 그동안 위치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시는 2021년부터 건지산 일원에서 수차례 현지조사를 진행해 산 정상부 남서쪽 300 거리에 위치한 맹리 산 43번지 일원 능선에서 봉수터 흔적을 발견했다.

용인시는 현재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은 건지산 봉수터의 원형과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4월13일부터 현재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이곳 일대가 과거 교통·통신의 중심지였다는 해석의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건지산 봉수터가 국가 사적으로서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