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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자 고교 배드민턴 유망주 박슬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웃어보이고 있다. /영덕고 제공


"이기는 것도 지는 것도 다 경험이라 생각해요. 다만,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더 발전해 나가고 싶어요."

수원 영덕고에는 경기도 여자 고교 배드민턴을 이끌어가는 유망주가 끊이지 않는다. 3학년 박슬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박슬은 연서연(화순고 2)과 조를 이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을 상대로 1대 2로 아쉽게 패했지만, 국제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알렸다.

국내 대회에서 다수 1위를 차지하는 건 물론이고, 앞서 지난 3월 네덜란드 주니어오픈에서도 그는 여자복식에서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뤘다.

은메달을 목에 건 소감에 대해 박슬은 "복식 파트너였던 연서연 선수와 지난번 네덜란드 대회에서도 2등을 했었다. 그때 당시도 마지막에 상대편에 붙잡혀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점수관리에 신경 썼으면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라며 "1등을 못해서 아쉽긴 하나, 외국에 나가서 차근차근 성적을 내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亞주니어선수권 銀 세계무대 뽐내
초1때 부모님 동호회 따라 첫시작
코치 "발전의지 강해 국대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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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대에서 시합을 치르는 박슬(영덕고 3)의 모습. 박슬은 배드민턴 명문인 영덕고를 졸업한 뒤 김천시청에 입단해 자신의 역량을 더 크게 펼칠 예정이다. /영덕고 제공

박슬은 11년째 라켓을 잡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셔틀콕을 쳐본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다가 친구들하고 대결할 때마다 자주 이기고 하다 보니 재미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끈질긴 승부욕은 경기에서 강한 스매싱으로 발휘된다. 공을 내리치는 그의 매서운 손길은 상대의 수비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강점이 있으면 부족한 점도 있는 법. 박슬은 다양하게 공을 쳐내는 게 부족하다고 자신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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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를 준비하는 박슬의 모습. /영덕고 제공

그는 "상대가 보낸 공을 계속 비슷한 방향으로 치면 내 패턴이 그대로 읽힌다. 기술이나 전술을 항상 다양하게 준비해 둬야 한다"며 "이렇게도 쳐보고, 저렇게도 쳐보면서 예측을 벗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려 연구한다"고 훈련 방식에 대해 귀띔해줬다.

송선용 영덕고 코치는 박슬에 대해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선수라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한다면 국가대표는 물론, 한국 배드민턴 발전에 충분히 기여할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영덕고 배드민턴부 에이스로 활약하며 수많은 우승을 맛본 박슬은 졸업 후에는 김천시청에 입단해 역량을 더 크게 펼칠 계획이다.

그는 "실업팀에서 언니들이랑 같이 활동하면서 실력도 더 쌓고, 국가대표까지 되고 싶다"며 "훗날 국가대표가 되면 공희용 선수처럼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치는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포부를 드러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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