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001010010041_copy.jpg
롤러스케이팅 대회. (기사와는 무관함) /경인일보DB

 

용인의 초등학생 인라인 스케이팅 선수들의 학부모와 용인시롤러스포츠연맹 간 해묵은 갈등으로 애꿎은 어린 선수들의 시합 출전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9월 고양에서 열리는 제34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과 관련해 연맹은 연맹 등록 클럽 소속 선수들만 시 대표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용인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성남시의 클럽에서 활동 중인 몇몇 학생들은 자격을 제한받게 됐다.

학부모들은 대회 출전을 볼모로 선수들의 클럽 선택권을 막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을 앞세워 클럽 소속 선수들에게만 대회 출전을 허용하는 연맹의 규정을 문제 삼고 있다. 더욱이 학생들은 앞서 기존 용인 연맹 소속 클럽에서 활동했으나, 지난해 말 해당 클럽이 운영을 잠정 중단하게 돼 불가피하게 인근 성남의 다른 클럽으로 옮기게 됐다는 점을 설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용인시롤러연맹 간 오랜 갈등 발단
연맹 클럽 선수만 대회 참가 가능 규정 적용
"납득 불가" vs "정당한 규정" 끝없는 싸움


학부모 A씨는 "용인에 살고 학교를 용인에서 다녀도 학원을 다른 지역으로 다니면 용인시민이 아니라는 것이냐"며 "연맹 회장의 추천서만 받아도 되는데, 회장은 끝내 이를 거부했다. 운동하는 아이들에게 대회 출전이라는 게 얼마나 큰 건지 뻔히 알면서 이런 독소조항을 만들어 위력을 행사하는 행태는 심각한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연맹은 소속 클럽 선수들에게 시 대표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A씨를 비롯한 일부 학부모들이 과거부터 클럽 운영 전반에 지나치게 관여해온 탓에 해당 클럽이 정상 운영될 수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학부모들과의 갈등을 시인했다.

연맹 회장 B씨는 "몇몇 극성 학부모들로 인해 해당 클럽은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당시 이미 다른 지역 클럽으로 옮길 경우 용인시 대표로는 대회 출전이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공지했는데 결국 그런 선택을 한 건 그쪽"이라며 "일부 선수들을 위해 예외를 적용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

더욱이 B씨는 이번 일과 관련해 A씨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물을 올려 자신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최근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어른들의 감정 다툼에서 비롯된 갈등이 불씨가 돼 끝내 해당 학부모의 학생들은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출전이 좌절됐다.

이 중 한 학생은 올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경기도 대표로 선발돼 두 차례 전국대회에 나섰고,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1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대회에선 2위로 입상했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용인시체육회 관계자는 "연맹의 규정 개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연맹 측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