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톱 정책지원관 부부
백지훤(왼쪽)·이현정씨 부부 사진. /백지훤·이현정씨 제공

"지역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역할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백지훤(38)·이현정(39)씨 부부는 부평구의회와 남동구의회에서 정책지원관으로 일하고 있다. 정책지원관 제도는 지난해 1월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직책으로, 군·구 지방의회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지방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두 사람 역시 각 구의회에서 의원들의 조례 제·개정 등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 수집과 조사 연구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남편 백씨는 올해 2월부터, 아내 이씨는 지난달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인천시와 미추홀구에서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했던 부부는 올해 초 인천 기초의회에서 정책지원관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백씨는 "정책지원관은 지역에 필요한 제도의 입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며 "직접 해보니까 지방자치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순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작년 지방자치법 개정… 신설 직책
자료수집·입법과정 등 구의원 도와
질높은 논의·정책주제 다양화 체감


이씨는 정책지원관으로 일하면서 구의원들에게 자주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의회에서 자유 발언을 하는 의원들의 발언 초고나 질의서를 작성할 때, 평소 구의원들이 관심을 갖는 정책이나 생각을 충분히 공유해야 자료조사도 다양하고 깊이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이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원고와 자료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의원들이 이를 정확하게 소화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많은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백씨는 정책지원관 제도가 신설된 뒤 구의원들의 의정활동 수준이 높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에는 구의원들이 자료조사부터 입법 과정까지 모든 업무를 혼자 했지만, 지금은 정책지원관과 협업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정책이 나오고 논의 내용도 치밀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 역시 정책지원관 제도를 통해 구의원들이 현장에 나갈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민들과 소통할 기회가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이씨는 "주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구의회에서 나오는데, 의원들이 주민들과 만나 제도에 대해 더 많이 설명하면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부부는 지역 주민의 일상을 바꾸기 위한 일인 만큼 사명감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백씨는 "발의하려는 조례는 정말 많은데, 예산이나 절차상의 한계 때문에 다 하지 못하는 걸 보면 아쉽기도 하다"며 "좋은 정책을 통해 주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면 그것만큼 보람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