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어쩔 수 없이 지옥철에 몸을 맡기는 김포시민들의 고통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달 28일 이천시청에 '경기도시·군의장협의회' 의장들이 모인 가운데 김포시의회 김인수 의장은 안건 하나를 상정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정부에 공동 촉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정당은 중요하지 않았다. 협의회 사무총장인 김 의장은 이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의장들을 설득했다. 가장 교류가 잦은 경기도중부권의장협의회는 국민의힘인 김 의장을 빼고 전부 야당(더불어민주당)이었다. 그래도 김 의장은 가까운 중부권 의장들의 마음부터 움직여 가며 긴박하게 안건을 준비했다.
결과는 만장일치 채택. 도시마다 숙원사업이 산적한 상황에서 여야를 망라한 도내 모든 의장이 김포 교통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다. 지지발언으로 힘을 보태준 야당 의장도 있었다. 김 의장은 "동료 의장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안건 통과 당시를 떠올렸다.
골드라인 승객 쓰러지고·사고위험 등 심각성 호소
영빈관 초청때 尹 대통령과 악수하며 실현 요청도
교육·복지·문화 등 시민 뜻대로 현안 마무리 집중
기초의회 의장으로서 가볍지 않은 성과를 남긴 그는 "우리 당 사람만 있는 협의체였다면 어렵지 않게 통과했겠지만 정당도 달랐던 데다 남부는 남부, 북부는 북부대로 시급한 현안이 많아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며 "성인 한 명이 A4 절반 크기에 올라서는 김포골드라인에서 이태원 때와 같은 사고가 나지 말란 법이 없고, 지금 이 시각에도 승객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점을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5호선 김포연장 실현을 위한 김 의장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대통령이 전국 기초의회 의장을 영빈관에 초청했을 때 김 의장은 5호선 건의사항을 쪽지에 적어놨다가 발언기회를 얻지 못했다. 워낙 긴장된 자리여서 포기할 만도 한데 그는 대통령과 악수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김 의장은 "내 차례가 돼 '대통령님 저 김포시의회 의장입니다. 김포에 오셔서 골드라인 타보셨죠?'라고 인사하니 발걸음을 멈추고 내 얘기를 들어주셨다"며 "김포에 5호선 빨리 들어와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 소개했다.
여야 동수 의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남은 임기에 할 일이 많다. 교통문제를 비롯해 교육·복지·문화·개발 등 각 분야 현안이 시민 뜻대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시의회 역량을 집중할 참이다.
김 의장은 "안건 의결과 집행부 견제도 중요하지만 시민 대의기관은 시민을 대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시민의 가치관이 곧 김포가 나아갈 방향이라 여기며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