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길 관광과 관련된 입법 활동을 하려면 적어도 189㎞에 이르는 코스는 직접 다 걸어봐야죠."
경기북부의 관광 정책을 개발·발전시키겠다며 200㎞에 육박하는 DMZ 평화누리길을 완주한 경기도의원이 있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석균(국·남양주1) 의원은 지난 6월 김포에서 연천까지 12개 코스를 6일간 걸으며 평화누리길의 개선점을 찾아다녔다.
9일 도의회 경기마루에서 만난 그는 평화누리길 완주자인 '마스터'만 받을 수 있는 DMZ 배지를 자신 있게 보여줬다.
지난해 7월 '경기도 평화누리길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되며 도와 도의회가 평화누리길을 중심으로 북부의 관광자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장을 경험하지 않으면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김포 3개, 고양 2개, 포천 4개, 연천 3개 코스를 모두 다니며 코스 정비와 자연환경의 보존과 전망대는 비교적 잘 마련됐지만, 인근의 인프라가 아쉽다는 점을 발견했다. 길을 걸으며 먹고 마실 수 있는 상권과 코스가 끝나면 다시 복귀할 버스 노선 등 교통 체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6일간 189km 12개 코스 '배지 획득'
인프라 아쉬워 지역상권 연결 필요
낙후 경기북부 실상 두눈으로 확인
이 의원은 평화누리길과 지역 경제가 융합할 경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평화누리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 경제와 상권들이 길과 연결돼야 하며 식음, 숙박이 방문객들에게 지원될 수 있는 패키지 개발이나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낙후된 경기북부 지역의 실상도 두 눈으로 확인했다. 만나는 주민마다 국가 안보를 위해 뺏긴 개발의 기회를 되찾게 해달라며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휴전선과 가까운 평화누리길에서 본 주민들의 삶은 문화, 경제 등 충분히 누릴 분야들을 못 누리고, 여전히 소외된 일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며 "하루 동안 버스 1대가 다니는 지역의 어르신은 불편한 게 없다 말씀하셨는데, 실상은 위락시설이 인근에 아예 없어 무엇이 불편하고, 필요한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내린 해결책은 경기북부의 관광 자원 발굴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이 의원은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와 평화마라톤 등 축제의 장을 계속해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바탕으로 관광과 안보, 경제, 남북교류 등 여러 방면의 정책들이 연계돼 북부가 발전하도록 의정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