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서일기┃앨리 모건 지음. 엄일녀 옮김. 문학동네 펴냄. 464쪽. 1만7천원

사서일기
우울증과 PTSD 등 오랫동안 정신적인 문제를 겪어오던 앨리 모건, 이제 삶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도서관에서 채용 합격 전화가 걸려왔다.

사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앨리는 소규모 도서관 보조사서로 첫 출근을 하게 됐고, 그곳에서 기대와 다른 도서관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는 학습장애 청소년, 노숙인, 실업자, 영유아, 싱글맘, 노인 등 다양한 도서관 이용자를 만났다.

그리고 사람들이 꼭 책을 보기 위해서만 도서관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지식을 나누는 공간이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안식처, 사회를 위한 균형장치가 바로 도서관인 것이다.

사서 일을 하며 밑바닥에서 조금씩 떠오른 앨리의 삶, 그는 도서관이 자신을 구한 것처럼 이제는 자신이 위기에 빠진 도서관과 그곳을 사랑하는 이용자들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트위터 계정에 소개했고,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라는 타래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신간 '사서일기'는 이러한 저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책장 뒤에서 분투하는 사서들의 모습과 다양한 경험을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지역공동체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며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얻어냈다.

모든 도서관의 운명은 그곳을 찾는 이용자와 지역사회에 달려있다. 책은 지역공동체의 귀중한 자원인 도서관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시끄럽게 설치고 외쳐달라고 말한다. 그 사이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서들은 최선을 다해 그곳을 지키고, 열어두고, 특별한 마법을 부릴 것이니 말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