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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손질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학교 구성원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열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위한 교육구성원 토론회'에서 한 시위자가 학생인권 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모습. 2023.8.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이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이하 조례)에서 손보려는 핵심 항목은 '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장 등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금 조례의 4조(책무) 3항이다.

여기에 학생의 책무를 강화하고 더 구체화하는 내용인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경기노조 "민주성 강화 부인 어려워"
전교조 "교권붕괴 원인 딴데 돌려"

교총 "권리 위주… 의무와 조화를"
학생·학부모 책무 인식 방향 제시

1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미 개정안의 90%는 완성 단계로,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늦어도 오는 12월 초까지 개정안을 경기도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4조 3항에서 학생의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조례 개정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8조(학습에 관한 권리)의 항목도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바뀌며, 이밖에 다른 항목도 학생의 책임과 의무가 들어가는 방향으로 수정안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시기상조, 긍정적 변화 있어"
학생 인권 강조가 교권 붕괴의 한 원인이라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주장에 맞서는 측은 당장 조례 개정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교사를 보호할 권리와 시스템을 우선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임세봉 경기교사노조 대변인은 "학생인권 조례가 있어 학교 교사, 학생 등 주체들 사이에 민주성과 평등성 등이 강화된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조례안에 명시된 내용처럼 학교에서 학생의 두발과 복장이 대체로 자유로워진 점 등 표면적 변화를 우선 들었다. 아울러 구성원들 사이 '배려하는 마음'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아 학교가 내실을 갖춘 점도 조례 제정 이후 찾아든 변화라고 설명했다.

정부교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지금 교육계 문제의 본질은 교사를 보호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내지 못하는 것"이라며 "교권 붕괴의 원인을 인권조례에서 찾는 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지 않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금의 조례에도 학생들의 책무가 충분히 담겨 있고, 인권 조례 수정을 한다 해도 교사의 인권이 신장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대변인도 "당장 교사를 보호할 법 개정이 시급한데, 당장 조례를 개정하더라도 교사가 보호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조례와 교권침해의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다. 교육부가 집계한 시도별 교권침해 현황을 보면 경기도의 경우 조례 시행(2010년) 이후 교권침해 건수가 늘었지만, 같은 기간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던 부산, 대구 등 지역에서도 교권 침해 건수가 늘었고 이후 경기도가 감소 추세를 보일 때 다른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등 조례와 교권침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조례 재정비 필요"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들은 조례 자체가 교권 붕괴의 원인이 아닐지라도, 학교 구성원들 저마다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징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임이 강화된 항목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목소리를 나누며 관련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승학 경기교총 국장은 "학생의 권리 위주로 명시돼있는 부분이 의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조례의 몇몇 항목이 빌미가 돼 교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변인도 "부분 수정이라면, 학생과 학부모 등이 책무를 인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수현·김산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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