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401000556400027861.jpg
파주 광탄 독립광탄공원. /파주시 제공

대한민국 광복 78주년을 맞아 태극기 마을, 한국 근현대사박물관, 장준하 공원, 정태진 기념관 등 선조들의 '애환과 헌신'을 마음에 새길 수 있는 파주지역 광복 역사 여행지를 소개한다.

■ 파주지역 3.1만세운동의 발상지 '광탄 태극기 마을'

광탄면 발랑리는 파주지역 3·1 만세운동 발상지로, 1919년 3월 발랑리 주민들이 모여 만세운동을 계획하고 시작해 파주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우산 심상각, 석천 김웅권 선생 등 19인 동지회가 주축이 된 광탄면 주민들은 27일 봉일천 장날에 맞춰 광탄면사무소에 집결한 후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조리읍사무소(봉일천)까지 시위행진을 벌였으며. 조리, 월롱 등 인근에서 모여든 5천여 명 주민과 합세해 조리읍사무소와 주재소를 에워싸고 항일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파주시는 2012년 발랑리 마을을 태극기 마을로 지정하고, 2016년 8월15일 파주독립광탄공원을 조성했다. 발랑리 태극기 마을은 전체가구에서 365일 태극기를 게양하고 2021년에는 애국선열 9인을 기리는 '3.1독립만세운동 기념비'를 제막했다. (주소 : 파주시 광탄면 발랑리 142)

2023081401000556400027862.jpg
파주 헤이리마을에 있는 한국근현대사박물관. /파주시 제공

■ 반세기 전 조상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사박물관

한국 근현대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근현대사 테마 박물관으로,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제 병합한 1910년부터 1940년대, 6·25 전쟁의 1950년대 등 격동의 시기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치, 경제, 문화, 생활, 교육, 스포츠, 오락과 관련된 7만여 점의 유물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지하 1층 풍물관은 조선 저잣거리가 주제별 42개 세트로 구성 전시돼 있으며, 초가집·기와집, 생활 풍경, 달동네 살림살이 풍경, 옛날우체국, 전파사, 의상실, 양장점 등 주제별 실사 세트 구성으로 교육적 학습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상 1~2층은 문화관으로 주제별 20개 세트가 구성 전시돼 있다. 문방구, 헌책방, 만화방, 교실 풍경, 레코드 가게, 중화요리점, 교복점, 분식점, 군 내무반, 새마을 회관, 안내소(옛날 물건 백화점), 아날로그 가전품, 소형삼륜차(삼발이), 자전거를 개조한 오토바이 등을 섬세하게 재현해 근현대의 문화 변천을 체험할 수 있다.

지상 3층은 한국 정치 100년사를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관과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추억의 옛 물품들이 전시된 소장품관으로 구성됐다.

운영시간은 평일·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관람료는 성인(19세 이상) 7천 원, 소인(36개월~고등학생) 5천 원이다. (홈페이지 : www.kmhm.or.kr, 주소 : 파주시 헤이리마을길 59-85)

2023081401000556400027863.jpg
통일동산에 있는 독립운동가 장준하 공원. /파주시 제공

■ 독립운동가 장준하 공원

일제 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했던 장준하 선생을 기리는 공원으로, 파주 통일동산 축구국가대표 훈련장 옆에 있다. 공원 위 부분에는 장준하 선생의 사상의 상징적 요소이자 자서전 제목이기도 한 '돌베개'를 형상화 한 묘소가 있다.

자서전 '돌베개'는 장준하 선생이 학도병으로 끌려가 임정 요인들과 함께 귀국하기까지 2년(1944~1945)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선생은 평북 의주 출신으로 아버지도 독립운동가였으며,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었다가 탈출한 후 광복군에 합류하기 위해 임시정부가 있는 중경까지 2천500㎞를 걸어서 갔다고 한다.

선생은 광복 이후 잡지 '사상계'를 창간해 박정희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치다가 1975년 8월 포천 약사봉 계곡에서 의문의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파주시는 장준하 선생의 독립운동, 지식인 운동 등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키는 역사의 산 교육장을 조성하기 위해 2012년 추모공원을 조성했으며 2018년에는 현충시설로 지정했다. (주소 :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88)

2023081401000556400027864.jpg
조선어학회 사건의 정태진 선생 기념관. /파주시 제공

■ 석인 정태진 기념관

파주 금릉동 중앙도서관 옆에 위치한 정태진 기념관은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정태진 선생의 생가다. 1903년 7월25일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정태진 선생은 연희전문학교를 마치고 1927년 미국 유학을 떠나 철학, 교육학을 공부했다. 1931년 귀국한 그는 함흥 영생여고보에서 교사로 11년간 근무했는데, 이 영생여고보가 조선어학회 사건의 배경이 됐다. 1942년 9월 이 학교 학생의 일기장에서 발견된 정태진의 한글 교육이 이 사건의 단초가 된 것이다. 일제는 이를 빌미로 정태진이 속해 있던 조선어학회를 말살하려 했다. 정태진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함흥 감옥에서 복역하다 1945년 7월1일 광복 직전 만기로 출소해 서울로 돌아왔다.

광복 후에는 '조선말 큰사전' 편찬에 전념하며 틈틈이 대학에서 국어학 강의를 했다. '조선말 큰사전'이 셋째 권까지 출간될 즈음인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피난생활을 하게 된 선생은 서울수복 직후 홀로 사전 편찬 작업에 매진했으나, 마지막 인쇄 작업만을 남긴 채 세상을 뜨고 말았다. 기념관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운영되며, 일·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주소 : 파주시 쇠재로 33)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