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대학노동조합 용인대 지부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배경을 놓고 유족은 오랜 기간 노조와 대립각을 세워 왔던 학교 측을 향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A지부장은 지난 12일 밤 용인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명예퇴직을 신청해 둔 상태였다.
정년까지는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평소 학교 일로 많이 힘들어했고 심적으로 지친 상태였기에 지부장 임기가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명퇴는 보류됐다. 얼마 전 한 교직원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교내 인권센터에 신고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직장내 괴롭힘·명예훼손 신고 당해
시달린 끝에 명퇴 신청했지만 보류
"학교 가기 싫다" 입버릇처럼 말해
전임 자격으로 별도의 노조 사무실에서 혼자 근무하다시피 했던 그가 타 부서 직원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게 동료들의 입장이다.
더욱이 A지부장은 그런 인품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주위에서 그를 오래 지켜본 이들은 말하고 있다. 동료 B씨는 "그분이 누구를 괴롭힐 분이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런 신고가 들어갔는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엔 한 교수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일도 있었다.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A지부장은 당시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지부장의 아들은 "당시 얼토당토않은 일로 고소를 당한 이후 아버지는 너무 억울해 하고 힘들어하셨다. 매일 술을 드셔야 가까스로 잠을 청했을 정도였다"며 "그 이후 출근하실 때마다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시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미련할 정도로 남을 위해 앞장섰던 분이셨다"고 덧붙였다.
애초 A지부장의 발인은 15일 예정돼 있었으나, 유족은 현재 발인을 미룬 채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학교 측의 책임 있는 답변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용인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