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곳간
의정부 '곳간'의 건강그릴 완성품. /곳간 제공

숯 위에 그릴을 올려 육즙 가득한 이른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의 줄임말) 고기를 야외에서 구워 먹는 맛이야말로 캠핑의 진면목이다. 캠핑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그릴에 구워낸 고기를 유해 가스 없이 가정에서 먹을 수 있게 기술을 구현한 기업이 있다. 바로 의정부 '곳간'이다.

곳간은 건강그릴을 통해 가정 가스레인지에서도 캠핑장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고기를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다. 캠핑장에서 제대로 구워진 고기가 가능한 건 개방된 공간이어서다. 가정에선 많은 연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캠핑장의 그릴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곳간은 연기와 냄새를 뚜껑 꼭대기에 있는 손잡이의 중앙 굴뚝으로 빼내 위에서 가동하는 후드를 통해 배출되게 함으로써 실내 공기에 해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가능하게 한다. 사방으로 퍼져나가야 할 연기와 냄새가 모두 안으로 들어가 고기를 굽는데만 사용되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기존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콥 그릴·웨버그릴이 성능은 뛰어나지만 야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었던 데 비해 곳간의 제품은 맛은 유지하면서도 가정에서 쓸 수 있다는 특장점을 보인다.

연기·냄새 손잡이 굴뚝서 빼내

소량생산 효율 '스피닝 가공법'


이 같은 한국형 그릴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기술닥터 유한대 송종원 교수의 역할이 컸다. 곳간 천봉우 대표는 기술닥터 송 교수와 일정 계획, 개발 내용 수립 등 초기 단계부터 함께 움직였다. 실제 작용 세부 도면을 작성하고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재료 선정과 가공 업체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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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단가 문제로 시보리 공법을 제작 방식으로 정했고, 다품종 소량 생산에 효율성이 뛰어난 '스피닝 가공' 일명 헤라시보리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제작과정에서 유사 제품과 특허 충돌이 없는지 검토도 이뤄졌고 전문업체를 선정해 실제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처했다.

실리콘 패킹, 제품 제작 등에 능력 있는 도내 기업을 선정할 수 있었고 결국 시제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기술닥터는 이후 공인시험 신청을 위한 기술지원서 작성 절차까지 큰 도움을 줬다. 보완 작업을 거쳐 2차 시제품을 생산했고 결국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 한국산업기술원의 공인도 받게 됐다.

곳간 측은 "기존 시제품을 개선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웨버그릴과 콥그릴 보다 훨씬 진보된 기술력을 선보이겠다. 바비큐 과정에서 무엇보다 건강이나 에너지낭비 문제를 해결하고, 가스레인지에 올려 직화로 석쇠에 올린 삼겹살이나 생선을 구울 수 있도록 하는 그릴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이 기사는 업체 섭외 및 취재를 경기테크노파크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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