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담대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차지연이 데뷔 17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가진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자작곡과 함께 뮤지컬 넘버와 가요, 팝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물론,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차지연의 모습을 보여줄 다채로운 무대도 마련된다. 특히 이나영 음악감독이 10곡 이상의 곡을 편곡해 색다른 즐거움과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그에게 이번 콘서트는 배우로서 살아온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자리이자,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감사의 자리이다. 차지연은 "몇 번의 수정 끝에 만들어진 셋 리스트 한 곡 한 곡마다 어떻게 만났고, 심정은 어땠는지 일기를 써봤다"고 했다.
그는 "관객분들 덕분에 제가 살았다.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좀 더 정의롭게 걸어가자란 마음으로 애쓰며 살아왔다는 것을 이제 와서 느낀다"며 "앞으로 더 잘 살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나영 음악감독 10곡 이상 편곡
간이의자 방석 디자인 직접 챙겨
한회차라도 좋으니 지킬 역 꿈꿔
이번 콘서트에서 차지연은 관객들을 위한 선물을 손수 준비했다. 그는 "팬분들과 가깝게 소통하면서 지낸 적이 별로 없어 친밀도를 느끼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이라면서도 "감히 단독 콘서트를 해볼 수 있을 만큼 위치에 왔다는 것은 팬분들과 관객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간이 의자에 깔리게 될 방석의 디자인에 하나하나 다 신경 쓴 것은 물론, 직접 시안을 보내 만든 한정판 티셔츠까지 마련했다. 차지연은 "이 자리에 오게 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데 어떻게 하면 진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준비하면서 너무 기쁘고 설렜다"고 했다.

차지연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자신 또한 없었을 것이라며 무대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고 배우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지만, 여전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인 이유이다. 그는 "저 작품을 왜 선택했을까, 이번엔 무슨 연기를 할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지루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젠더프리 역의 선두주자이기도 한 차지연은 "이벤트성으로 한 회차라도 좋으니 지킬 역을 꼭 해보고 싶다. 준비가 돼 있다"며 "브로드웨이에서 이미 젠더프리가 이뤄진 하데스 타운의 헤르메스 역도 욕심나는 역할"이라고 웃어 보였다.
콘서트는 차지연이라는 배우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보니 꽤 괜찮은 삶을 살아왔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주는 '칭찬'과도 같기 때문.
'절대 관객들을 기만하지 말자'며 한결같이 무대를 지켜왔던 그는 "콘서트는 중간 결산을 하는 느낌이다. 앞으로는 좀 더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내 의견을 말하며, 예의 바르고 진중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차지연의 콘서트 'Exhibition'은 9월 2일과 3일 이틀간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