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일반인 관람이나 출입이 제한됐던 마지막 '미공개 왕릉'인 고양 서삼릉 내 효릉(孝陵)이 다음달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23일 학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서삼릉 권역에 있는 효릉 주변 정비 작업을 마친 뒤 9월부터 관람객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조선 12대 인종·인성왕후 무덤
관람로 내 젖소개량사업소 우회
효릉은 조선 제12대 왕인 인종(재위 1544~1545)과 인성왕후의 무덤이다. 장경왕후의 희릉(禧陵), 철종(재위 1849~1863)과 철인왕후를 모신 예릉(睿陵)과 함께 서삼릉 안에 있으며, 왕릉의 원래 모습이 잘 보존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효릉은 다른 두 능과 달리 오랜 기간 공개 제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효릉에 들어가려면 국내 농가에 젖소 종자를 공급하는 젖소개량사업소를 거쳐야 했는데, 업무 특성상 외부인 출입이나 접근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효릉은 문화유산 수리 및 관리, 학술 조사 등 필요한 경우에만 들어갈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현재 일반인 접근이 제한된 왕릉은 효릉뿐이었다. 미공개 상태로 있던 '마지막' 왕릉인 효릉 개방은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젖소개량사업소를 거치지 않고 서삼릉 내 태실(胎室·왕실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그 태반과 탯줄을 묻은 석실)에서 효릉으로 이어지는 관람로를 내 통행 문제를 해결했다.
문화재청은 당초 6월 무렵을 목표로 개방을 준비해 왔으나 협의가 이어지면서 시점이 다소 지연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간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역사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정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달 말쯤 준비 작업 및 검토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