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에르냐, 스즈키냐.
2001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최우수선수(MVP) 경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
4일의 B조 예선 2경기를 끝으로 4강을 가려낸 이 대회의 MVP '골든볼" 후보는 에릭 카리에르(프랑스)와 스즈키 다카유키(일본), 워싱턴(브라질) 등으로 좁혀진다.
물론 골든볼 선정은 결승전 직후 기자단 투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 만큼 매우 유동적이다.
하지만 다득점과 팀 성적, 홈어드밴티지가 MVP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카리에르와 스즈키간 맞대결 양상으로 접어든 듯한 느낌이다.
공교로운 것은 두 선수 모두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전세계에 깜짝 이름을 알린 늦깎이 스타라는 점이다.
우선 카리에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미셸 플라티니와 지네딘 지단으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명(名) 플레이메이커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0일 한국과의 개막전에서 2골을 돕는 등 지단 못지 않은 장악력으로 중원을 지휘한 데 이어 3일 멕시코전에서는 직접 2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예선 탈락의 수렁으로 몰았다.
177㎝, 76㎏의 다소 왜소한 체격이지만 넓은 시야와 정교한 패스, 두뇌플레이로 소속팀 낭트를 올시즌 정상으로 이끌며 프랑스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와 베스트 11에 뽑힌 실력파다.
카리에르에 맞서는 스즈키는 지난 2일 카메룬전에서 2골을 혼자 뽑아내며 일약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른 브라질 유학파다.
카리에르처럼 대표팀 주전의 공백을 틈타 '대타"로 나섰지만 기회를 스타탄생의 계기로 삼아 일본축구의 희망이자 내년 월드컵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월 상비군 56명의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스즈키는 지난 4월 처음 대표로 뽑혀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잠깐 뛴 '신병"이었지만 카메룬전에서 브라질서 배운 실력을 맘껏 풀어냈다. 182㎝, 75㎏의 좋은 체격에 빠른 발과 위치선정 및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평가.
두 선수 외에 프랑스를 격침시키며 '사커루"를 4강에 올린 클레이턴 제인(호주)과 컨페드컵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천재 미드필더 오노 신지(일본), 브라질의 스트라이커 워싱턴이 MVP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