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의 진행 시기를 입맛에 맞게 조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쏟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공장 건립 계획은 입지 발표 후 채 1년도 안돼 착공을 앞두고 있는 반면, 롯데몰 송도조성사업은 수년간 지지부진하게 끌면서 영업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토지만 확보" 준공 시기 입맛대로 조율 관행에 비판 목소리
2026년 리조트 미완공땐 승인 취소… 메가플랜트는 일사천리
2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리조트형 쇼핑몰로 건립될 계획인 롯데몰 송도의 관광호텔 사업 기간이 최근 재차 연장됐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롯데몰 내에 조성되는 관광호텔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청문회를 열고 '조건부 행정처분 유예'를 결정했다.
롯데쇼핑의 관광호텔 사업 취소 유예는 이번이 2번째다. 인천경제청은 롯데 측이 2016년까지였던 사업 기간을 지키지 않자 2023년 4월까지 사업을 마치라며 한 차례 시정 조치를 했고, 이번에 다시 행정처분을 유예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리조트 건물 완공 시점은 2026년 12월까지 연장됐지만, 이때까지도 리조트 완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롯데쇼핑의 관광호텔 사업 승인은 취소된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송도의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으로 인해 올해 초 관할 연수구청과의 세금 소송에도 휘말린 상태다.
연수구는 롯데쇼핑이 송도국제도시에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며 착공 신고를 했으나, 실질적인 공사를 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용 건축 부지에 적용하는 별도합산세율이 아닌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해 10억3천만원의 재산세를 추징했다.
국세청도 이를 근거로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책정하면서 롯데쇼핑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약 320억원으로 불어났다.
현재 이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메가플랜트 건립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9일 열린 제12차 경관위원회 심의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출한 '송도 KI20블록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시설'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경관위원회 심의는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 인허가와 관련한 핵심 행정 절차로, 이를 통과해야 건축 심의 신청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롯데는 이달 인천경제청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지난 2월 메가플랜트 입지로 송도를 선택한 뒤 불과 1년도 안돼 공장 착공을 위한 주요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투자 유치 당시 약속과는 달리 내부 사업 전략에 따라 완공 시기 등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에 토지만 확보해 놓고 사업 시기를 조절하는 기업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제자유구역 내 지지부진한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