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이 상설전시실 일부를 새롭게 개편했다. 이번 전시 개편은 2020년 재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보물 4점을 포함해 39건 128점의 유물을 새로 선보인다.

2층 전시장에 마련된 '나라에 공을 세우다', '조선의 중심, 경기 사대부' 구역에는 2년여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처음 공개하는 보물 '김중만 초상'을 비롯한 9점의 초상화가 전시됐다. '이인좌의 난'을 평정해 공신에 오른 김중만의 초상화는 날 선 무인의 기운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또 다른 보물인 '오명항 초상'의 얼굴에는 천연두를 앓았던 마맛자국이 그대로 표현돼 있다.

공신 김중만·천연두 앓은 오명항 등 전시
道기반 명문가 조명한 '경기명가' 구역도


새롭게 구성한 '경기 명가' 구역은 경기도에 기반을 둔 여러 명문가를 차례로 조명한다. 경기도에는 오랜 기간 과거시험을 통해 관료를 많이 배출하거나 학문적 명성을 쌓은 가문이 많았다.  

 

18세기부터 유력 양반가들이 서울과 경기지역에 자리를 잡고 독특한 정치·경제·문화적 경향을 주도했는데, 올해는 풍양조씨 회양공파 문중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을 선보인다. 풍양조씨의 조상기 직계 후손은 19세기 외척 세도정치의 주요한 축으로 조선 후기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초상화를 비롯한 전시품을 통해 경기사대부 명문가의 전통과 가풍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평생 이룬 것은 없으나 집안에 전해오는 법도를 행여 실추시킬까 늘 염려하며 살아왔다고 적은 조환의 '유서'는 가문의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조선 사대부의 마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조선 후기 대표적인 화가 장한종이 그린 '책거리 8폭 병풍'과 고미술감정 TV 프로그램에 등장해 관심을 모은 '곽분양의 즐거운 잔치' 그림 등도 주목할 만하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