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 정상에 우뚝 올라섰다. 이에 더해 한국 배드민턴은 전체 5개 종목 중 3개 종목을 석권하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지난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안세영은 세계 6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2-0(21-12 21-1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남녀 통틀어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안세영이 최초다. 1977년 시작한 이 대회가 올해 28회를 맞는 동안 한국 단식은 준우승 2차례, 3위 9차례에 그쳤다. 여자 단식 방수현이 1993년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해 은메달을 획득했고, 1995년 박성우가 남자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한국 단식의 46년 무관 역사를 끊어냈다.

낭보는 한국 배드민턴 종목 전체로 이어졌다. 한국 배드민턴은 여자 단식 외에도 혼합복식과 남자복식을 제패했으며, 여자복식은 최종 3위로 마무리했다. 혼합복식에서는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세계 1위 중국(정쓰웨이-황야충)을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복식에서는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이 덴마크( 킴 아스트루프-아네르스 스카루프 라스무센)를 2-1로 제압했다. 여자복식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은 준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아프리야니 라하유-시티 파디아 실바 라마드한티)에게 0-2로 패해 최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휩쓸면서 다음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6명 모두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르기 때문이다. 5년 전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겪었던 40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