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3101001240900064172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이후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시민프로축구단 인천은 지난 8월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ACL 플레이오프(PO)에서 베트남의 하이퐁FC를 연장 접전 끝에 3-1로 제압했다. 특히 PO 연장전 종료 직전 인천 제르소의 쐐기골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전반 5분 선제골을 허용한 인천은 전반 16분 천성훈의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이퐁의 역습에 고전하던 인천은 연장 전반 에르난데스의 결승골로 앞서 갔으며, 연장 후반 제르소의 쐐기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ACL PO서 베트남 하이퐁FC 3-1 제압
전체 40팀 4팀씩 10조 중 G조 '16강 목표'
19일 日 요코하마와 첫 원정경기 펼쳐
10월 3일 인천경기장서 일로일로 상대


당시 제르소는 인천의 역습 상황에서 하이퐁의 골키퍼가 전진 수비를 펴는 틈을 타서 발 빠르게 볼을 탈취 후 하이퐁의 빈 골문에 볼을 차 넣었다. 골문을 향해 드리블하던 제르소는 슈팅하기 직전 인천 서포터스석을 향해 격한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다. 이날 승부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침표였다.

제르소는 경기 후 "우리가 드디어 아시아로 향하고, 새 역사를 쓴다고 팬들에게 말하고 싶었으며, 그 순간을 팬들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경기의 승리로 인천은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K리그 4개 팀이 출전하는 ACL 조별리그 참여가 확정됐다. 지난해 K리그1에서 4위에 오르며 이번 ACL PO 티켓을 획득한 인천이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아시아 무대를 향한 항해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2023083101001240900064171
2023~2024 ACL 플레이오프에서 연장 전반 결승골을 넣은 에르난데스(오른쪽)와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제르소가 하트 세리머니를 펴고 있다. /인천Utd 제공

조 추첨은 PO 이틀 후인 8월 24일(이하 한국시간)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됐다.

인천은 조 추첨 결과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 산둥 타이산(중국), 카야FC-일로일로(필리핀)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ACL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눠 20팀씩 40개 팀이 본선 무대를 밟는다. 4개 팀씩 10개 조를 이뤄 각 조 1위와 2위 중 상위 6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조별예선과 준결승까진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팀 간의 경기는 없으며, 결승전에 가서야 이뤄지는 형태다. 모든 경기는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진다. 우승팀에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2023~2024 ACL 조별리그 일정은 1경기 9월 18~20일, 2경기 10월 2~4일, 3경기 10월 23~25일, 4경기 11월 6~8일, 5경기 11월 27~29일, 6경기 12월 11~13일이다.

인천은 9월 19일 오후 7시 요코하마 국제 종합경기장에서 요코하마와 첫 경기를 펼친다. 이어서 10월 3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일로일로를 상대한다. 10월 25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산둥과 홈 경기를 가진 후 11월 7일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산둥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G조의 16강 진출 팀에 대한 윤곽이나 경우의 수가 드러날 즈음에 인천은 11월 28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요코하마와 홈 경기를 치른다. 인천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는 12월 13일 오후 5시 리살 기념 종합운동장에서 일로일로와 원정 경기로 진행된다. → 표 참조

2023083101001240900064173

■ 2023~2024 ACL G조의 팀들


인천이 속한 G조는 한 마디로 '죽음의 조'이다. 약팀이 없다.

4팀 모두 각 리그에서 올 시즌 경쟁력을 보이며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인천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 조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첫 경기를 펼칠 요코하마는 지난해 J1리그 우승팀이다. 올 시즌도 8월 26일 기준 승점 50(15승5무5패)으로 비셀 고베(승점 49)에 간발의 차로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8월 초 우리나라 대표팀의 미드필더인 남태희가 카타르 생활을 청산하고 이 팀으로 옮기면서 우리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이 밖에도 팀의 레전드로 평가받는 고(故) 유상철 감독을 비롯해 안정환, 윤일록 등 다수의 우리 선수들이 요코하마에서 활약한 바 있다.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이며 FA컵에선 지난 시즌까지 3연패 중인 산둥은 우리나라의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팀으로도 유명하다. 산둥은 올 시즌에도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승점 44(12승8무4패)로 선두인 상하이 하이강(승점 53)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슈퍼리그의 강팀으로 자리 잡은 산둥은 ACL에도 자주 나서고 있는데, 유독 K리그 팀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점은 다행이다. 역대 ACL에서 K리그 팀 상대로 16전 2승4무10패다.

일로일로는 필리핀 일로일로를 연고지로 하는 클럽이다. 올해 필리핀 리그는 지난 6월 마무리된 가운데, 일로일로는 승점 55(18승1무3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일로일로는 2021 ACL PO에서 U-23 선수들을 내보낸 상하이 하이강에 1-0으로 승리하며 첫 ACL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바 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6전 전패를 당하며 짐을 쌌다. 이번 ACL에서도 일로일로는 G조 4팀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다.

올해 창단 20주년인 인천은 때맞춰 아시아를 향한 항해를 시작한다. '잔류왕' '생존왕'의 이미지도 날려버릴 기회이다. 인천은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2부리그를 경험하지 않았다. 1부 잔류 과정 또한 주로 최하위권에 자리하다가 시즌 막판 강등권에서 탈출해 생존하면서 '잔류왕' '생존왕' 등의 별명을 얻었다.

그러던 인천이 2021시즌엔 파이널A 진입엔 실패하지만, 조기 잔류를 확정하면서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엔 9년 만의 파이널A 진입과 함께 4위에 오르며, ACL PO 티켓을 획득했다. PO를 통과한 인천은 첫 ACL 본선 무대에 나선다.

올 시즌 K리그1 6위(31일 기준)에 올라 순위 경쟁 중인 인천이 올해도 리그 상위 스플릿(1~6위)과 함께 ACL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다면 인천시민과 팬들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최고치로 올라갈 걸로 보인다.ACL 16강전부터 결승전은 내년 2월~5월 펼쳐진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202308310100124090006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