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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는 도시공사 전환을 통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개발에 나서 '신바람 나는 경제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사진은 여주시 전경. /여주시 제공

지난 6월7일 여주시의회에서 보류됐던 여주시의 '여주도시관리공단의 공사 전환을 위한 조례 및 조직변경, 출자동의안'이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제67회 여주시의회 임시회에 다시 안건으로 제출되면서 재심의 결과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공사 전환은 이충우 여주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구상해온 도시개발과 발전을 위한 모델이자,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개발로 '신바람 나는 경제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민선 8기 공약과도 맞물려 있다.

시는 이를 위해 타당성 연구용역과 실무추진단 운영,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하는 등 취임 초부터 필요한 절차를 밟아왔다.

특히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SK하이닉스와 상생 협약이 체결되고 여주시의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인구 유입에 대비한 정주 여건 개선과 도시개발사업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역의 이익을 실현할 개발사업의 주체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타당성과 필요성을 모두 갖춘 공사 전환을 위한 적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14일부터 열리는 시의회임시회 안건 제출
市, 지역 이익 실현할 개발사업 주체 촉구
시의회는 재정위기 vs 경제활성화 엇갈려

지방공기업이 직면하는 리스크 예방하고
재무 건전성 유지·전문성 있는 사업 검토
심도있는 논의로 시민 기대 현실화 해주길


여주시의회 조례등 심사특별위원회
지난 6월 열린 제66회 여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위원장·박시선)는 총 44건의 조례 규칙안과 7건의 동의안에 대한 심사 결과 '여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여주도시관리공단 조직변경 동의안', '여주도시공사 출자 동의안'에 대해 보류 결정했다. /여주시의회 제공

'공사 전환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2022년 12월)에 따르면 공사 전환에 대한 찬성 여론도 78.2%로 압도적이다. 도시개발 전담 기관이 생기면 지역의 요구와 이익에 충실한 개발사업이 가능해지고 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로 균형 발전도 이룰 수 있다는 시민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이를 심의할 여주시의회 조례심사특위 위원들의 의견은 크게 둘로 갈린다. 공사의 부실한 경영이 자치단체에 재정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지를 염려하는 부정적인 시각과 도시공사 전환으로 부족했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하단 긍정적인 시각이다.

박시선 의원은 "지난 회기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민간투자 유치와 안정된 재정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상숙 의원은 "여주시가 역세권 개발 등 도시개발사업을 앞두고 지역 경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는데 이를 막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제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당위론과 경기 불황에 따른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맞서면서 공사의 운영 방식이나 구체적인 사업에 대한 분석, 검토는 미뤄둔 채 공사 전환이 여야 구도에 따른 찬반의 문제로 단순화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재심의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란 시민들의 기대를 어떤 공적 시스템과 운영 방식으로 현실화시킬 것인지, 공사의 추진 목적에 맞춰 개별 사업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사의 설립 목적은 크게 공익성과 수익성이다. 지방공기업의 운영이 지방 정치의 민주화와 지방 경제의 자립에 목적을 두는 것과 같다.

시가 계획하는 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영역은 기존 공단의 위·수탁 사업 외에 도시개발사업과 산업단지개발 사업, 공공시설물 건립 대행, 옛 하동 제일시장과 경기실크 부지의 도시재생사업 등이다.

도시개발사업은 가남역세권, 여주역세권 제2지구, 현암1지구 등 세 곳으로 타당성 검토에 따르면 이들 사업에 어림잡아 약 9천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조2천억여원의 분양 수입이 예상된다. 현재 시가 추진 중인 산업단지는 가남, 점동, 북내, 강천 일원에 모두 15곳이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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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가 추진 중인 산업단지는 가남, 점동, 북내, 강천 일원에 모두 15곳이다. 여주시는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약 70개의 기업이 여주에 들어서고, 최소 1천5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주시 제공

시는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약 70개의 기업이 여주에 들어서고, 최소 1천5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공시설물로는 세종대왕면 청사를 포함해 6개 면의 청사 건립도 공사의 사업 범위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 영역이나 규모에 견줘 공사 조직안의 기본 방향은 오히려 평이하다. 현행 공단의 조직과 인력을 최대한 유지, 승계하되 개발사업팀을 신설해 담당 부서와 인력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기존 공단의 업무에 수익사업을 하나 더 추가한 데에 그친 것이다. 지방공기업들이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응하고 수익성을 넘어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엄청난 쇄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느슨해 보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여기에는 이윤 추구가 가능한 사업(택지개발 사업, 공공시설물 건립 대행)과 수익보다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공공복지에 우위를 둔 사업(산업단지개발 사업, 도시재생사업, 위·수탁 사업)에 대한 최소한의 구분조차 없다.

이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조화롭게 추구하고자 하는 공기업이 짜임새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는 물론이고 사업에 최적화된 전문 인력 채용을 위한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재심의 초점이 언제든 지방공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재무, 신뢰, 윤리, 갈등, 정책 리스크를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제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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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가 추진 중인 산업단지는 가남, 점동, 북내, 강천 일원에 모두 15곳이다. 여주시는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약 70개의 기업이 여주에 들어서고, 최소 1천5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여주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여주시 제공

독일 지방공기업 사례에 밝은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지방공기업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으로 새로운 공공 경영의 규칙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모범이 되고 있다"고 그 특징을 요약한다. 특히 그는 "여주시와 비슷한 인구를 가진 뷔르츠부르그 시의 경우 공기업을 지주회사 체제로 만들어 자회사가 손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고도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전한다.

대신에 약점이 되는 작은 기업 규모는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지방공기업이 성공하려면 공공성을 입증하고 수익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무 건전성 유지와 설립 목적에 맞게 전문성을 갖추는 등 각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주시민들은 이번 제67회 임시회에서 지역 경제 살리기에 기로가 될 '공사 전환' 관련 조례 개정안을 놓고 근거에 기반한 문제 제기와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가 오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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