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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광명 스피돔 바비큐비어페스티벌(BBF 2023)'이 열린 스피돔 P4주차장에는 공연 시작 전부터 인파가 몰려 북적였다. 2023.9.1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광명 경륜장(스피돔) 주차장에서 열린 먹거리 축제의 취지가 희박해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행사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자 광명시소상공인협회가 이례적으로 행사를 허가한 광명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지역 내 반발도 커지고 있다.

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광명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26일부터 9월3일까지 광명스피돔 P4주차장에서 '광명 스피돔 바비큐비어페스티벌(BBF 2023, 이하 BBF)'이 열렸다. 여러 종류의 푸드트럭 등 30여 개 부스가 설치된 이번 행사는 유명 가수의 공연까지 펼쳐져 대규모 인파가 몰릴 정도로 나름 성공한 축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바비큐와 비어 부스는 몇 개 되지 않을 뿐더러 행사장이 개발제한구역 내 국유지 일부와 시유지이어서 영리행위가 가능하냐는 법적인 문제가 제기됐다.

경륜경정총괄본부 주최·광명시 후원
확인결과 사실상 외부업체 단독행사
바비큐·비어부스 적고 각종 푸드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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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광명 스피돔 바비큐비어페스티벌(BBF 2023)'이 열린 스피돔 P4주차장의 푸드트럭들. 바비큐나 맥주보다 다른 음식들을 파는 푸드트럭이 훨씬 많아 축제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2023.9.1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장소를 제공한 경륜경정총괄본부가 주최하고 광명시가 후원을 맡았지만 행사와 관련된 모든 지출과 수입을 주관사인 민간기획업체 A사가 책임을 지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A사의 단독행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료 입장은 가능했지만 무대 앞에 설치된 6인석 테이블은 10만원(맥주 6잔+바비큐 플래터+테이블)이나 6만원(맥주 6잔+테이블)을 내야만 해 테이블 이용료만 3만~6만원을 내는 셈이다. 음식값이 다소 비싼 편인데다 외부 음식반입 금지를 명목으로 행사진행요원들이 쇼핑백까지 검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GB내 국유지 일부·시유지 법적 문제도
'언제는 경기 있는날 대관 불가라더니'
행사 9일간 주변상인 개점휴업 직격탄
"참여 요청했었다·지원 없었다" 해명


통상 치맥축제가 3~5일 정도 열리는 것과 달리 BBF는 9일이나 열려 직선거리로 1~2㎞가량 떨어진 광명사거리와 철산동지역 소상공인들은 행사 기간 개점휴업을 할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지난달 31일 광명시 소상공인협회는 '진정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외부에서 참가한 푸드트럭 사업자는 대박이 났지만,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소상공인의 눈물과 피해는 안중에도 없는 행사"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금까지 경륜경정총괄본부가 '경륜경기가 있는 날 대관 불가입장'을 고수해 왔던 것과 달리 행사기간 9일 중 5일이나 경륜경기가 열리는 날과 겹치면서 의심의 눈초리도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바비큐비어페스티벌이라고 하지만 유명 가수 등 연예인들을 불러 공연하는 것을 제외하면 음식값이 비싼 야시장에 불과할 정도로 차별성을 못 느낀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열게 됐다"며 "지역 소상공인들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한 곳만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시 관계자도 "형식상 후원 명칭을 사용토록 했을 뿐 지원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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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6일부터 9월3일까지 광명스피돔 P4주차장에서 '광명 스피돔 바비큐비어페스티벌(BBF 2023)'이 열린 이후 개점 휴업에 들어간 인근 식당. /광명시소상공인협회 제공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