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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씨는 "65세 인구가 전국민의 20%를 넘었다. 모두가 나이 80을 넘으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란 의식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틀이 깨지고 있다"고 말한다. /권영진씨 제공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룬 것이 크지 않더라도 배우며 사는 인생은 즐겁습니다."

'인생은 80부터'를 외치며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 권영진(84)씨. 그는 10여년 전 중견건설업체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4년 전인 80세의 나이에 시니어 모델에 도전했다. 부인인 이춘옥(76)씨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이다. 이씨는 8년차 시니어 모델로, 모델계에서는 선배인 셈이다.

권씨는 "경험을 해 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이 서글퍼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할지 보다는 무엇을 뺄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점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상쾌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상이앤씨건설 경영 일선 물러난후
'모델 8년차' 부인의 적극 권유 계기
"단번에 늙지 않는 길은 현역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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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웨어패션쇼에서 워킹하는 권영진씨. /경인일보DB

권씨는 40여년간 건설일에 종사했다. 1980년대 테헤란로 건설을 주도한 성지건설의 대표이사와 회장을 역임했고 백상이앤씨건설(주)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하다 201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다.

유년기에 집안이 몰락, 고교 졸업 후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한 그의 인생은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점철돼 있다. 건설회사 입사 후 주변의 인정을 받은 그는 건설회사를 창업해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권씨는 자녀들의 배움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4명 중 2명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노년의 인생을 손상시키는 것은 '너무 오래 살았다. 이제 이 나이에 무엇을 하겠느냐'는 등 스스로의 한계를 부여하는 자조적인 한탄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폄하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축복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부인 이씨와 함께 지금의 모델 일을 즐기고 있다.

권씨는 "단번에 늙지 않는 길은 스스로 현역이란 의식을 갖고 배우고, 또 배우며 나서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지금의 모델 일을 계속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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