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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복합문화예술공간 '부천아트벙커B39'가 지역에 활기를 더하는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재개관 이후 부천시 안팎에서 우수한 평가와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제2회 대한민국 문화재단 박람회'에서 지역문화 우수사례상을, '2023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했고, 시민들이 직접 뽑은 '부천 8경'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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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조용익 부천시장과 부천아트벙커B39 관계자 및 관련 공무원들이 모여 2023년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기념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부천아트벙커B39는 국내 최초로 쓰레기 소각장(삼정동 소각장)을 문화·지역재생을 거쳐 문화거점으로 탄생시킨 곳이다. 이름에서 'B'는 부천(Bucheon)과 벙커(Bunker), 경계 없음(Borderless)의 영문 앞 글자를 따온 것이며, '39'는 기존 쓰레기 저장고의 높이(39m)와 그 앞을 가로지르는 도로(39번 국도)에 착안해 붙여졌다.

이곳은 재개관 이전에도 과거의 공간과 현재의 예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관심을 끌었다. 유망한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가 이어지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 '승리호'와 '길복순', 종합편성채널 음악 예능 '비긴어게인', 'BTS 패션 화보' 등의 촬영 장소로 활용됐다.

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활발한 문화예술 공유와 시민 참여를 위해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리모델링의 핵심은 '문화재생과 연계한 지역재생'이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훌륭히 자리 잡은 부천아트벙커B39였지만, 지역주민까지 아우르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국내 최초 쓰레기소각장 문화 재생 탈바꿈
주민 목소리 수용 4월 재개관 민·관협력 성공 주목
관리동을 커뮤니티시설로… 내부 공간 추가 개방
문화재단박람회·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잇단 우수상

市, 시민친화 융복합예술 플랫폼 정체성 강화 청사진
복합예술축제 '벙커 페스타' 21~24일 나흘간 개최
콘퍼런스·라이브 무대·문화해설사와 공간 투어도
"부천, 혁신의 상징… 지역 균형발전 도약대 될것"


■ 지역주민 목소리 담아 재탄생… '민·관 협력 성공 사례'


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대폭 수용했다. 주민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관리동을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탈바꿈했고, 내부 공간을 추가 개방했다.

주민 커뮤니티가 된 관리동 1층에는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휴게공간과 라운지가, 지하 1층에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유주방, 미디어 창제작실, 다목적실 등이 각각 마련됐다. 추가 개방된 공간에서는 한층 풍성해진 전시·공연 프로그램과 지역·신진 예술가 양성 및 미래·창의 세대 육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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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부천아트벙커B39 멀티미디어홀(MMH)에서 열린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부천시 제공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담아 재단장한 것에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삼정동 소각장은 한때 주민 갈등과 반목의 상징이었다. 1995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15년간 매일 200t 규모의 쓰레기를 태웠던 삼정동 소각장은 1997년 일어난 '다이옥신 파동'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 당시 환경부가 소각로 다이옥신 농도를 조사한 결과, 삼정동 소각장의 다이옥신 농도는 기준치보다 20배 높은 ㎡당 23.12㎎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개선 조치를 통해 다이옥신 배출량은 기준치 이하로 줄었지만, 따가운 시선과 불신은 계속됐다. 지역주민들은 소각장 폐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2010년 5월 삼정동 소각장은 대장동 소각장과 기능이 통합되며, 가동을 멈췄다. 버려진 소각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시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에서 실시한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2018년 6월 부천아트벙커B39를 탄생시켰다.

이후 추진된 재개관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지역 재생과 민·관 협력의 성공 사례로 거듭난 부천아트벙커B39는 앞으로 시민친화 융·복합예술 플랫폼으로의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브랜딩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시는 문화의 산업화와 원도심 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선순환 성장'의 청사진을 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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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부천아트벙커B39 시민광장에서 열린 서커스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 지향·정체성 담은 복합예술축제 '벙커 페스타' 개최


부천아트벙커B39는 '환경·기술·예술의 결합'을 지향점이자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재개관을 기념해 이 같은 가치를 담아 복합예술축제 '벙커 페스타'를 오는 21~24일 나흘간 개최한다.

우선 행사를 시작하는 21일과 다음 날인 22일에는 '도시재생과 유휴공간-거대한 전환, 새로운 미래'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도시재생 및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천아트벙커B39가 나아갈 미래를 두고 토론을 펼친다.

콘퍼런스는 이영범 국토교통부 건축공간연구원장의 기조연설로 문을 연다. 이어 라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윤수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 이훈희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대표 등이 각각 주제 토론의 발제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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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트벙커B39에서 음악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 오픈마이크'를 촬영하고 있다. /부천시 제공

22~23일에는 '소각장 라이브'가 열린다. 디에이드, 시온, 탑현, 맥대디 등이 소각동 3층 존치 공간을 무대로 삼아 공연을 선보인다. 23~24일에는 소각동 앞 시민광장에서 '문화기부 빛*날 - 벙커스데이'가 진행된다. 마술극 기반 다원예술을 구사하는 그루잠 프로덕션이 환경 오염과 쓰레기 재활용을 주제로 공연을 펼친다.

23일에는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융복합 교육-벙커행성·건축샛별'이 열린다. 이날부터 오는 10월14일까지는 매주 토요일마다 한 차례씩 총 4회에 걸쳐 건축과 도시재생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23~24일에는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키즈랩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기술이 접목된 제작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22~23일에 하루 세 차례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공간 투어도 진행된다. 전시 공간에서는 기후위기 시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대미술전 '새로운 자연계약을 위하여'가 오는 10월15일까지 열린다.

조용익 시장은 "부천아트벙커B39는 부천이 지닌 창의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혁신의 상징'이다"라면서 "문화산업 도약, 원도심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을 연쇄적으로 이끄는 새로운 도약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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