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8천여 명의 건각이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달리며 도심 속 완연한 가을을 만끽했다.
2023 인천송도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은 24일 오전 8시30분 인천대 송도캠퍼스 정문 앞에 집결해 하프·10㎞·5㎞ 부문으로 나눠 송도의 '빌딩 숲' 속을 달리며 그동안 갈고닦아온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순위나 기록보다는 대회 자체를 즐기는 참가자도 많았다. 걷고 싶을 때 걷고 또 뛰고 싶을 때 뛰며 대회를 부담 없이 즐기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최고령 목희균 참가자 "건강 비결" 달리기 꼽아
수의사 단체 참가… Saek씨 캐릭터 복장 눈길
길병원 627명 '화합'… 지역기업들도 가족행사
자신의 건강 비결로 마라톤을 꼽는 이가 많았다.
송도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인 5㎞ 코스 참가자 목희균(78·여)씨는 마라톤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동호회 사람들과 달리며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뛸 수 있는 것도 정말 좋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물 건강을 챙기는 수의사들도 마라톤으로 건강을 챙겼다. 박정현 인천시수의사협회 회장은 "건강 때문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수의사들이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마라톤대회에 빠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33명 수의사가 뛰었다"고 했다.
아일랜드 출신 Lee Saek(42·남)씨는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속 캐릭터 '뚱이' 복장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마라톤을 하기 불편한 복장으로도 10㎞ 코스를 완주했다. 8년 전부터 피카츄, 공룡 등 다양한 캐릭터 복장을 하고 달렸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내 복장을 보며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이렇게 입었다"며 "송도국제마라톤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다. 내년에도 참가해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학교와 직장 그리고 동호회 등에서 단체로 참가해 화합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은 627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금숙(58) 가천대 길병원 간호본부장은 "병원 직원들이 송도국제마라톤에 해마다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 대회는 특별히 가족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유모차를 탄 아기부터 중등학생 자녀까지 온 가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직원 화합의 장이 됐다"고 했다. 이어 "길병원 가족들이 끝까지 완주해 각자 좋은 추억이 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에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기업 '다이넥스' 직원들이 결성한 '다이넥스마라톤클럽' 회원 맹철민(45)씨는 "인천에 회사가 있다 보니 인천에서 열리는 대회는 대부분 참가한다는 생각으로 활동 중이다. 참가자들의 가족 행사이기도 하다"고 했다.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동호회 '원러닝크루' 회원 이연수(40)씨는 "송도국제마라톤이 인천의 대표적 국제 마라톤대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인천을 알리기 위해 뛰는 크루로서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 특히 많은 사람이 참가한 만큼 다치지 않고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했다.
이날 하프 코스에선 김용범이 1시간16분12초로 남자부문 정상에 올랐다. 2위는 유문진(1시간16분33초), 3위는 이상훈(1시간22분41초)이 차지했다.
여자 부문은 이선영이 1시간32분21초로 결승전을 통과했다. 이어 박미영(1시간36분15초)과 임정숙(1시간37분01초)이 뒤따라 들어왔다.
10㎞ 코스에선 강기필이 35분34초를 기록하며 주성훈(35분42초)과 이성영(38분28초)을 제치고 남자 부문 1위에 올랐다. 여자 부문은 오상미가 44분58초로 우승했다. Judith May(뉴질랜드·45분38초), 김금순(47분41초)이 그 뒤를 이었다.
/취재팀
■ 취재팀=김성호, 김희연, 이상우, 정선아(이상 취재), 김용국, 조재현(이상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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