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추석 이후에 대체공휴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면서 다른 때보다도 긴 연휴를 맞이하게 된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올해 추석 연휴를 보내는 방법 중에 가장 편하고 쉬운 걸 선택하라면 'TV'를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너무 많은 채널과 프로그램은 선택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다 보면 제대로 보는 프로그램 없이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도 한다.
이럴 땐 '정주행'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the-top)가 활성화하면서 드라마 등의 시리즈를 편하게 몰아볼 수 있게 됐다. 가격도 저렴하다. 한달 내내 이용하는 가격이 영화 티켓 가격보다도 싸다. 집에서 보내는 추석 연휴를 알차게 채워줄 수 있는 정주행용 OTT 드라마를 추천한다.
■ 무빙 - 디즈니플러스
한국형 히어로물 탄생… 해외시청자도 사로잡아
'무빙'은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무빙'을 보기 위해 디즈니플러스 결제 버튼을 눌렀다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빙'은 '1세대 웹툰 작가'로 꼽히는 강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초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히어로물이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1회를 공개한 이후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최근 시즌 1의 모든 시리즈가 공개됐다.
특히 원작자인 강풀이 직접 각본을 작성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리즈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몰입도 있는 극 구성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의 연예 전문지 롤링스톤은 '무빙'은 현재 TV프로그램 중 최고의 슈퍼 히어로 시리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롤링스톤은 무빙은 한국, 일본, 동남아,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드라마라며 스타워즈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나오는 시리즈들을 능가했다고 극찬했다.
무빙은 모두 20부작으로 구성돼있다. 1부당 러닝타임은 40~50분이다. 하루에 다 보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긴 연휴인 만큼 정주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 박하경 여행기 - 웨이브
이나영 4년만에 복귀작… 전국 여행지 매력에 흠뻑
'박하경 여행기'는 배우 이나영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이나영은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을 연기했다. 여행 기간 경험하는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리고 있다.
박하경은 매주 새로운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해남, 부산, 경주, 제주 등 전국 곳곳이 여행지로 등장한다. 제목에 '여행기'가 들어간 만큼, 각 지역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카메라에 담긴 각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은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극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따스함'과 '휴식'이다.
CF에서 주로 보던 이나영은 '박하경'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나영의 장점이기도 한 엉뚱하면서도 밝은 인물을 잘 소화했다.
구교환, 길해연, 박세완, 박인환, 조현철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나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매회 출연하는 배우가 바뀐다. 매 회마다 새로운 배우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두 8부작이며 한 회당 25분 안팎으로 짧은 편이다.
■ 마스크걸 - 넷플릭스
마스크로 가린 외모 콤플렉스… 배우들 연기력 압권
'마스크걸'은 외모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불편함을 내비치는 드라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 춤과 노래를 좋아하던 김모미는 자라면서 외모로 인해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 수 없게 된다는 내용으로 시리즈가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인 김모미 역을 이한별, 나나, 고현정 세 명의 배우가 맡으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에서 '외모'와 관련한 차별은 뿌리가 깊다. 취업과 연애, 승진 등 인생 과정마다 외모의 영향을 받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영화나 드라마, 개그 소재 등으로 많이 쓰이기도 한다. 김아중이 주연을 맡은 '미녀는 괴로워'가 대표적이다. '마스크걸'도 외모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있다.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BJ라는 직업이 현재성을 높인다. 어두운 모습을 보는 불편함이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몰입감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130회에 이르는 분량을 7화로 압축했다. 총 러닝타임은 410분이다.
■ 잔혹한 인턴 -티빙
40대 경단녀 7년만에 인턴 복직… 직장생활 공감대
'잔혹한 인턴'은 티빙에 선 공개된 이후, tvN에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다.
직장과 단절된 지 7년 만에 인턴으로 복직한 40대 경력단절녀가 또다시 정글 같은 사회에서 버티고, 견디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다른 나라와는 다른 한국의 사회생활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주인공 고해란 역은 배우 라미란이 맡아 오랜 기간 쉬다가 다시 직장에 복귀한 인물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라미란은 자신이 육아와 출산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경험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미란 외에 엄지원, 이종혁, 김원해, 김인권 등이 등장해 한국 직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회사라는 일상과 가까운 소재를 선택했기 때문에, 긴장감 보다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또한 회식, 체육대회 등 직장인이라면 겪어봤을 상황들이 등장하면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티빙에서는 12회로 공개됐으며, 한 회에 30~40분 정도로 길지 않다. 방송에서는 6회로 구성됐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