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소재인 도장을 활용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이관우의 개인전 '응집(Condensation)'이 대만 국립중정기념당에서 10월 4일부터 15일간 열린다.
다양한 문양을 새긴 작은 도장과 전각 수백 개를 나무에 붙이는 독특한 창작방식으로 작품활동을 해 온 이관우 작가는 도장이라는 작은 그림이자 색다른 사물을 통해 이면의 의미를 찾고 또 다른 의미로 재탄생 시킨다. 이러한 도장은 작가에게 생명력과 직결된 존재의 흔적으로서 사물과 사람을 상징하는 인간미와 정서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지난해와 올해 작업한 신작 26점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인 '응집'은 사각 프레임 안에 인류가 역사와 전통을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 역사의 강한 결속력을 느끼길 바랐다. 작가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색들도 한국의 정서를 드러낸다. 팬데믹 이후 작가는 자연에서 가지고 올 수 있는 색들을 작품으로 옮겼고, 미묘하게 다른 빛을 내는 색들을 도장 또는 도장과 도장 사이의 공간 속에 녹아들게 했다. 결국 인생도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처럼, 도장으로 빼곡히 차있는 작가의 작품 속 '응집'이 주는 힘은 그러한 인간의 삶과도 닮아있다.
이관우 작가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관우 작가 제공
에프엔지아트 총괄이사인 다니엘 킴은 "이번 전시는 대만을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인 국립중정기념당에서 가장 한국적인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관우 작가의 개인전이라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수준 높은 예술을 해외에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전시가 열리는 대만 국립중정기념당은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이었던 장제스를 기념해 1980년에 건설한 기념관으로 카우스·앤디워홀 등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대만의 정치·역사·예술을 대표하는 곳이다.
이번 개인전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한 이관우 작가는 "제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 외롭게 작업한 부분들로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며 "대만에 계시는 분들이 저의 작업을 어떻게 봐줄지 확인해보고 싶고, 그러한 반응들로 더욱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