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희 경기도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진료팀장
남영희 경기도 반려동물진료팀장은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방안을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0.4 /남영희 팀장 제공

"유기동물한테 입양은 새로운 가족을 찾는 것,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여주시에 위치한 '반려마루'는 유기동물들이 누군가의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다시 살아갈 수 있게끔 안식처가 돼주고 있다.

남영희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진료팀장은 이곳에 머무는 유기동물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의사다. 그는 지난달 2일 화성시 팔탄면의 개 번식장에서 구출한 유기견 중 반려마루에서 보호 중인 585마리의 입양 준비에 한창이다.

남 팀장은 "긴급 구조돼서 현재 반려마루에 있는 유기견 중에는 태어난 지 3주 된 아기부터 13살 노령견까지 다양하다. 모든 아이에 대해 전염병 검사를 진행했고 2차 예방접종, 동물등록을 위한 내장형 마이크로칩 시술까지 마쳤다"며 "또다시 번식에 이용되지 않도록 중성화 수술을 마치면 입양을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기견 구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았지만 도움의 손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목소리다. 남 팀장은 "반려마루는 예산으로 운영돼 기부를 받을 수 없다. 동물단체 쪽에 기부 및 청소나 위생 관리를 도와줄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유기된 동물 입양은 새생명 얻는것
버려졌지만 누군가의 가족됨 알고
관련법 잘 지키는 '마음 지원' 바라

앞서 유기견 구출 이전부터 반려마루는 개관을 앞두고 시범적으로 유기동물을 보호, 입양하는 일을 맡았다. 남 팀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버찌네 가족'도 반려마루를 통해 새로운 가정을 찾았다.

남 팀장은 "1월 말에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아파트 단지에서 새끼 5마리와 함께 엄마 버찌가 용인시 보호센터에서 보호를 받다가 새끼 1마리를 제외하고 반려마루로 왔다"면서 "이곳에서 치료받고 중성화 수술을 마친 뒤 모두 입양을 갔다"고 했다.

이처럼 반려마루는 공공의 영역에서 민간 보호단체와 협업해 더 많은 유기동물이 안락사 되지 않고 새로운 가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남 팀장은 "민간 동물보호단체들이 긴급구조 활동 등을 하면서 많은 유기동물을 보호하게 된다. 보호공간을 찾기 위해 돈을 써야 하기도 한다"며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반려마루의 운영 목적인 만큼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방안을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남 팀장은 "반려마루가 활성화하려면 운영 예산이 지금처럼 지원됐으면 좋겠다"며 "관련 종사자들은 반려동물을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관련 법령을 잘 지키는 마음의 지원이 꼭 있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