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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의 깨씨무늬병이 발생한 논의 벼 잎에 깨씨무늬의 둥근 반점이 뚜렷이 나타났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한 달여 전부터 가평지역 논벼에 '깨씨무늬병'이 발병, 절반에 가까운 논이 피해를 입어 농가가 울상이다.

4일 가평군 농업기술센터(이하 농기센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가평읍·북면·설악면 등 일부 지역에서 깨씨무늬병이 발생했다.

관내 논농사 700㏊ 중 약 40%에 달하는 280㏊ 면적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체 수확량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벼 잎에 깨씨무늬의 둥근 반점이 생기고 줄기와 알이 암 갈색으로 변하는 깨씨무늬병은 양분이 소실된 오래된 논과 양분 유실이 쉬운 사질토, 양분이 적은 얕은 토양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여름 잦은 비로 습도가 높아진 것도 발병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발병 후에는 뾰족한 즉시 방제 방법이 없어 수확을 목전에 앞두고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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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의 깨씨무늬병에 발생한 논의 벼 잎에 깨씨무늬의 둥근 반점이 뚜렸이 나타났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한달새 280ha 피해 쌀품질 악영향
뾰족한 방제대책 없어 '농가 울상'
올해부터 농협수매도 4단계 세분화
농기센터 "토양 지력 약해져 발생"

9월 등숙기에 병 증상이 심해지면서 잎이 누렇게 말라 벼 익는 정도가 불량해져 수확량과 쌀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군 농협 수매가 기존 합격·불합격 2단계 방식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면서 피해 농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흙과 퇴비, 규산질비료 살포 등 토양 개량방법을 통해 깨씨무늬병을 방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일부 지역에서 이뤄진 사질토 객토 등으로 인해 땅심이 약해진 것이 발병원인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기센터는 해마다 영농교육을 시행해 볏짚, 퇴비 등을 통한 땅심 높이기와 유가물 분해 촉진을 위한 봄철 규산질 비료 살포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볏짚을 판매할 경우 가격은 3만~5만원(10a)인 반면, 볏짚을 활용한 땅심 높이기를 하지 않을 경우 수확량이 줄어 쌀 판매 시 14만~16만원(10a) 정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 농기센터의 설명이다.

이 같은 안내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이 수확 후 일정 부분 수입을 얻으려 볏짚을 판매하면서 사실상 예방·방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기센터 관계자는 "이 병은 잦은 비로 인한 다습한 기후 환경과 사질토 등의 토양, 거름 부족 등 토양의 지력이 약해지면서 발생한다"며 "예방책으론 토양 개량이 수확 시기를 당길 수 있는 품종 개량도 방법일 수 있으며 볏짚 판매는 '소탐대실'할 수 있는 만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