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만 성숙한 어른애들의 두번째 성장기'를 다룬 연극 '영원한 동문들'이 초회 매진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영원한 동문들'은 '귀족학교'라 불리는 지역의 사립학교 출신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가 한 자리에 이들을 모았는지, 어떤 목적인지도 모르고 그저 동문 모임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모이지만, 대화를 나눌 수록 서로가 지키고 싶었던 가면이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 평가하고 조소를 보내는 다소 전형적인 상황이 반복되면서 동문 모임에 기대했던 따뜻함 대신 칼날 위에 올라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어렵사리 감춰뒀던 초라한 민낯이 드러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네에서 '좀 산다'하는 집안의 아이들, 부족함 없이 자란 이들이지만, 성인이 돼서도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삶을 살고 있을까.
극이 진행될 수록 발가벗겨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연극 '영원한 동문들' 초회 매진 강한 인상
김한석 광고PD 연출 데뷔작 개성 드러내
'영원한 동문들'은 '귀족학교'라 불리는 지역의 사립학교 출신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가 한 자리에 이들을 모았는지, 어떤 목적인지도 모르고 그저 동문 모임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모이지만, 대화를 나눌 수록 서로가 지키고 싶었던 가면이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 평가하고 조소를 보내는 다소 전형적인 상황이 반복되면서 동문 모임에 기대했던 따뜻함 대신 칼날 위에 올라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어렵사리 감춰뒀던 초라한 민낯이 드러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네에서 '좀 산다'하는 집안의 아이들, 부족함 없이 자란 이들이지만, 성인이 돼서도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삶을 살고 있을까.
극이 진행될 수록 발가벗겨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연극 '영원한 동문들' 초회 매진 강한 인상
김한석 광고PD 연출 데뷔작 개성 드러내
하지만 이 극이 노린 것은 관객들의 웃음이 아니다. 중간 중간 가볍게 흘려보낼 수 없는 대사에서 관객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우리 인생에 칼 한번 맞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그거 다 우리가 스스로 찌른 칼이야"
나를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타인의 천박함도 문제지만, 내 삶이 그런 빌미를 제공했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미 서로의 민낯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자신의 문제를 이제는 노인이 됐을 부모들에게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른이란 무엇이고 혹시 당신도 '몸만 큰 어른'은 아니냐고 묻는 듯하다.
이 극은 김한석 광고PD의 연극 데뷔작이다. 상품이나 인물의 장점을 부각하는 광고계에 뿌리를 둔 그가 연극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는 인상이다.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대사의 운율이나, 수원지역 사투리를 활용하는 등 관객의 몰입을 깨지 않으면서 시선을 유도해 극이 담고 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