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사실상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양측 사망자가 하루 만에 1천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도 수십명 사망 또는 실종 상태거나, 하마스에 인질이 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교민이나 여행객들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각, 전쟁 공식 선포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동참
국제유가 급등… 정부, 상황주시
■ 무력충돌… 이스라엘은 전쟁 선포
=외신을 종합하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었고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며, 이 가운데 아동과 청소년이 78명 있다. 부상자 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 2천100명, 가자지구 2천300명 등 양측 부상자 합계는 4천400명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하마스와 이번 공습에 참여한 또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는 130명 넘는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각은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중대한 군사 행보에 나서게 됐다며 하마스의 군사 기반시설을 해체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전으로 확전 양상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박격포를 쏘고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을 약속하면서 확전하는 양상이다.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Shebaa Farms)에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가자지구 긴장 고조 사태에 관해 긴급 논의를 했으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도 숨지거나 실종되고 인질로 붙잡힌 것도 문제다. 미국 국적자가 1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고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에서 희생자가 나왔다.
■ 유가 상승 세계경제 리스크… 우리 정부도 주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하고 있다. 현지시간 9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9% 상승한 배럴당 86.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89달러를 찍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충돌 확대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세계 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우리 정부도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관계 부처와 금융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되는 영향을 긴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과 관련, 이날 오전 긴급 안보상황 점검에 들어갔다. 정부는 전날 이스라엘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으며 우리 국민에 가능한 제3국으로 출국하라고 권유한 상황이다. → 일지 참조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