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합창단 이금애 단장

"인생 황혼녘, 노래로 화합하고 사랑으로 봉사하렵니다."

평균 연령 75세. 조금은 특별한 수원시 '파랑새합창단'의 이금애(사진) 단장은 합창단 모토를 이같이 밝혔다. 사회복지사로 노인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단장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지인 등과 의기투합해 합창단을 창단했다.

70대인 그는 또래나 어르신들이 경로당, 복지관 외에 마땅히 활동할 공간이 없다고 했다. "가곡,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활동할 모임과 공간이 필요했어요. 마침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있었고 흔쾌히 연습장을 내어주고 지원해 준 대한노인회 수원시팔달구지회에 감사하죠."

노인회등 도움… 1년만에 창단음악회
"고령 단원들 오로지 연습으로 결실"
자원봉사센터 등록 경로당 찾아 선행

단원 모집 공고를 내고 오디션을 거쳐 50~80대 어르신 5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지난해 6월20일 정식 출범 후 1년여 준비 끝에 지난달 창단음악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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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0대 어르신으로 구성된 수원시 '파랑새합창단'은 1년여 준비 끝 지난달 창단음악회를 개최했다. /파랑새합창단 제공

이 단장은 "그간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지휘자, 반주자, 피아노가 필요했고 공연을 위한 단복 등 준비할 것이 많았다. 주변의 도움과 독지가들의 후원, 재능나눔으로 알음알음 합창단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고령의 단원들이다 보니 악보 보는 것도 어려웠다. 오로지 연습으로 익히고 가사도 무조건 외우는 등 노력한 결과 무사히 창단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며 웃었다.

특히 이 단장은 합창단이 단순 취미활동이 아니라 노인 복지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노년에는 우울감이나 상실감을 느끼기 쉽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음악활동 등을 복지차원에서 접근해 지원하면 이런 문화예술 단체가 늘어나고 더 많은 노인들이 참여해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단순히 음악활동에 머물지 않고 있다. 그는 "우리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도 했다. 경로당 등을 찾아 노래도 하고 배식 봉사도 한다"며 "파랑새는 희망이다. 각박한 시대, 소외된 곳에 따스한 선율로, 봉사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단장은 "아무래도 실버합창단이다 보니 목소리나 기량이 훌륭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년의 파워로 차별화된 하모니를 들려준다고 생각한다. 노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며 "지역 행사 등에 더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 나아가 해외공연을 통해 K-컬처 전파의 한몫을 담당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양형종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