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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포슬포슬한 고구마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구황 작물의 하나로 꼽히는 고구마는 지금 와서도 '밥 대신' 즐길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 복고를 유행시키면서 고구마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와 간식도 쏟아지고 있다. 영암 고구마는 풍부한 일조량과 붉은 황토가 키워낸 '명품'으로 불린다. 명산 월출산의 기(氣)를 품고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은 덕분에 영암 고구마만 찾는 단골도 수두룩하다. 영산강 유역에 넓게 펼쳐진 기름진 황토 고구마밭은 보기만 해도 풍요로운 인상을 준다.

다량의 미생물과 게르마늄 함유된 '영암 황토'
토양 70%가 수분… 샛노랗고 높은 당도 자랑
식이섬유·단백질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 인기
매끈한 표면 '큐어링' 과정, 농가의 대표 기술

영암 고구마
영암 고구마의 맛과 품질은 '기후' '토질' '재배 기술' 삼박자로 이뤄진다. 영암군 도포면 영호리에서는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영암군 제공

영암지역 황토에는 다량의 미생물과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으며, 정수 작용이 있는 맥반석은 미네랄 성분을 내뿜는다. 영암 황토는 토양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졌다. 덕분에 황토에서 자란 고구마는 다른 상품보다 더 샛노랗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구마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미네랄과 칼륨 함량이 높고 몸에 쌓인 나트륨을 배출하는 효과도 낸다.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구마는 다이어트 식품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체중 감량을 꿈꾸는 이들로부터 인기다. 항산화와 면역 기능 개선 효과도 고구마의 인기 비결이다.

영암 고구마는 '기후'와 '토질' '재배 기술' 삼박자로 이뤄진다. 영암 농가들은 영암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무균 종묘를 받아 친환경 농업 방식으로 고구마를 키워내고 있다. 고구마가 영양분을 잘 빨아들일 수 있도록 4~5년 주기로 토질 개량(객토·客土) 작업도 한다. 유기농 발효 퇴비를 사용해 고구마가 자랄 토지의 질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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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고구마 농가는 최적의 유통 시설을 갖추고 고압 세척, 표면 회복, 적외선 살균 과정 등을 거쳐 엄선된 상품만을 선보인다. /영암군 제공

고구마를 일정한 온도·습도에서 보관하며 매끈한 표면을 유지하는 '큐어링' 과정은 영암 고구마 농가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80~90% 습도를 유지하며 나흘가량 보관한 뒤 저장해 고구마 부패를 막는다. 영암 농가들은 10개 넘는 가공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당도와 좋은 식감을 지닌 고구마를 만들어낸다.

영암에서는 고구마의 양대산맥인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의 장점만 담은 '황금 호박고구마'를 선보이고 있다. '꿀고구마'라고도 불리는 황금 호박고구마는 11월에 수확해 숙성한 뒤 소비자를 만난다. 숙성할수록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암군 대표 농산물 쇼핑몰인 '기찬들 영암몰'(gichandle.co.kr)에서는 엄선한 영암 고구마가 선보여지고 있다.

영암 신북농협과 서영암농협은 농산물 우수관리인증(GAP)을 받은 '영암 황토 햇밤고구마'와 '황토 고구마'를 내놓았다.

농산물 우수관리 시설로 지정된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에서 고압 세척과 큐어링, 적외선 살균 과정을 거친 상품을 당일 선별·배송한다. 공동 선별된 신선한 고구마를 한입 크기와 중, 상중, 특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받아볼 수 있다.

고구마는 상자를 개봉하고 하루 이틀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베란다와 실외 등 차가운 곳은 피하고 일정한 온도(13~15도)를 유지하는 실내에서 보관해야 한다. 고구마를 낱개로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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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퍽퍽함의 대명사' 고구마의 변신… 청량감 가득한 에일 맥주로 탄생

"영암 고구마의 맛에 취해보세요."

숨이 턱 막히고 답답할 때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퍽퍽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고구마가 청량감 가득한 에일 맥주로 탄생한다.

영암군은 오는 30일 열리는 '영암군민의 날' 행사에서 고구마로 만든 수제 맥주 '월라 에일'을 선보인다. 영암군은 광주의 수제 맥주 양조장인 무등산브루어리와 손잡고 영암 고구마를 활용한 에일 맥주를 개발했다. 이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전통주·수제 맥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영암군은 사업비 1천900만원을 들여 영암 특산품인 무화과, 쌀, 고구마로 막걸리·수제 맥주를 만들었다.

달달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고구마 전분은 에일 맥주를 만들기 적합한 성분이다. 에일 맥주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을 배가시킨다. 캔 맥주로 만들어지는 '월라 에일' 겉면에는 붉은 달이 떠오른 월출산이 담겼다.

영암군은 지역 특산물을 술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계약재배 등을 추진해 선순환구조를 만들 방침이다.

김경민 영암군 일자리경제과 사회적일자리팀장은 "고구마 등 영암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확보해 농가 소득을 높이려 한다"며 "지역 특색을 지닌 맥주를 맛보려는 관광객이 늘어 지역경제도 살아나는 효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일보=문병선기자,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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