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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적으로 출시된 가루쌀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수입산 밀가루와의 가격 차이 등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가루쌀을 활용한 빵을 판매하는 이학순베이커리 수원점. 2023.10.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출시한지 2주일이 된 해태제과의 신제품 오예스 위드미. 겉보기엔 기존의 오예스와 다를 게 없지만 밀가루를 사용해 만든 기존 오예스와는 달리 가루쌀을 함유한 제품이다. 가루쌀을 사용해 제품명도 '위드(With) 미(米)'다. 실제로 먹어보니 맛도 기존 오예스와 거의 비슷한데 가루쌀을 사용해서인지 한층 더 부드럽고 담백하다.

해당 제품은 해태제과가 가루쌀을 활용해 만든 첫 제과 제품이다. 정부는 식품업계와 협업해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면서, 가루쌀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데 오예스 위드미도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태제과, 오예스에 활용 식감 살려
SPC삼립, 정부지원에 식빵 등 출시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가루쌀을 지원받은 해태제과는 숱한 연구와 시도 끝에 5개월 만에 가루쌀을 활용한 오예스를 만들어냈다. 가루쌀은 밀처럼 바로 가루를 내서 사용할 수 있지만 밀가루를 쓸 때처럼 반죽이 잘 부풀지 않는 게 관건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해태제과는 밀가루에 가루쌀을 배합해 오예스를 만들기로 했다. 100여번의 배합 테스트를 거쳐 밀가루와 가루쌀의 최적 비율을 찾아냈고, 그 결과 오예스가 가진 초코 케이크의 식감을 유지하면서 가루쌀 제품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을 살렸다. 소비자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태제과는 해당 제품을 25만개만 한정 판매한다. 이후 추가 생산 계획도 미정이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가루쌀 수량만큼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측은 "소비자들의 호응 등을 고려했을 때 추후 가루쌀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면 계속 제품에 가루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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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수원시내 한 베이커리에서 소비자가 가루쌀로 만든 빵을 고르고 있다. /경인일보DB

그보다 앞서 SPC삼립도 지난 8월 정부로부터 가루쌀을 지원받아 휘낭시에, 식빵 제품을 출시했다. 마찬가지로 한정 판매하는데 소비자들의 호응 속 조만간 완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하림도 가루쌀을 활용한 닭육수 쌀라면을 선보였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유명 빵집들도 정부의 '가루쌀과 함께하는 건강한 빵지순례' 행사에 참여해, 가루쌀을 활용한 빵을 지난달 17일까지 한정 판매한 바 있다. 밀가루빵을 먹을 때와 식감이나 맛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글루텐이 없다는 점 등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행사를 통해 가루쌀빵의 가능성을 엿본 각 빵집 역시 행사 이후에도 가루쌀빵을 꾸준히 판매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소비수요 증가해 밥 대신 시선 둬야
수입 밀가루와 가격차 좁히기 과제
쌀 소비 축소의 대안으로 정부가 가루쌀의 재배를 촉진 중인 가운데, 가루쌀 소비 활성화는 향후 가루쌀이 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서 작용할지를 가를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쌀 수매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 쌀 대신 타 작물을 재배토록 유도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기도에선 더욱 그렇다.

시장에서 가루쌀 소비 수요가 증가해 일선 농가에서 밥쌀용 벼 대신 가루쌀에 시선을 두는 경향이 짙어져야, 경기도에서도 가루쌀 재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지역 농업계 관측이다.

시범적으로 출시된 여러 가루쌀 제품이 잇따라 호응을 얻은 가운데, 식품업계에선 가루쌀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수입산 밀가루와의 가격 차이 등을 좁힐 수 있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면서도 공급 가격이 높지 않아야 하는 것인데, 정부의 역할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농업계 관계자는 "가루쌀의 생산과 소비 모두가 안착하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쌀 소비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가루쌀은 생산과 소비 양측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대책이다.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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