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둘레길 중 '경기 물길'은 강을 따라 너른 들판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경기 물길은 여주, 이천, 안성을 지나며 경기둘레길 32코스부터 43코스까지를 걷는다. 남한강, 청미천, 석원천, 금산천, 안성천, 용설지, 금광지 등 다수의 수변공간을 경유한다는 게 특징이다.
경기 물길의 시작점 여주 32코스는 장수폭포에서 출발한다. 중간에 여주온천에서 쉼을 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어 여주 사람들이 여강이라고 부르는 남한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32코스는 강물을 따라 강천보에 이르고 목아박물관을 지나 다시 여강을 거쳐 숲길로 뻗은 신륵사로 간다.
시작점 '여주 32' 장수폭포 출발
'36~이천 37' 여강~청미천 이어
안성 39코스 천주교 죽산성지로
마지막 43 들판·목장 '일출 맛집'
여강 변에 있는 고찰 신륵사를 지나 금은모래강변공원(여주 33코스)으로 걸어 부라우 나루터와 혼암리 선사유적으로 이어진다. 여주 35코스의 '아홉사리과거길'은 조선 선비들이 아홉 번 굽이치며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걷던 길이다.
여주 36코스·이천 37코스는 여강에서 청미천으로 옮겨간다. 청미천의 굽이치며 흐르는 물길이 시시각각 풍광을 바꿔주고 들판을 건너 산자락 아래에는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옛 이천군의 중심지 장호원을 지나는 청미천은 경기 남동부의 수원(水原)이다. 복숭아가 많이 열렸던 이곳에선 물결과 조화를 이루는 갈대밭이 자랑이다.
이천 38코스는 이천과 안성을 지나 걸음이 끝난다. 안성 39코스는 삼대에 이어 효자효부를 배출했다는 현풍 곽씨 충효각에서 출발해 천주교 순교성지인 죽산성지로 간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칠장사를 지나면 곧 박두진 문학길(안성 40코스)이다.
신라 문무왕 시절 창건한 소박한 절 석남사를 거쳐 청룡사(안성 41~42코스)로 간다. 청룡사 대웅전은 독특한 건물이다. 휘고 뒤틀린 나무 껍질만 벗겨내 그대로 기둥을 삼았다. 사회에서 천대받은 안성 남사당도 이곳에서 쉼을 청했다고 한다. 이 지역을 지나다 보면 포도밭도 만난다. 안성 포도는 1901년 프랑스 선교사가 구포동성당 내 묘목을 심은 이래 1925년 신도들이 대량재배를 시작한 것이 효시다.
마지막 안성 43코스는 안성 들판을 걷는 코스다. 여기서 조우하는 안성목장 언덕은 사진 동호인에게 일출 성지로 꼽힌다. 안성천 둑길을 따라 평택을 넘어가면 경기 물길의 발걸음이 끝난다.
경기 둘레길은 자유롭게 편하게 원하는 코스를 걸으면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휴대전화 GPS 위치기반 서비스를 항상 켜두어야 하며 인적이 드문 외진 길은 2인 이상이 동행하는 게 좋겠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위 기획보도는 경기관광공사로부터 기획 및 취재 활동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