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내외 작가들과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모색해보는 '2023 DMZ 평화문학축전'이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다. 축전은 우리나라의 정전 상황과 더불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상황이 더해지며, 인류 평화에 대한 문학적 담론을 형성하는 동시에 문학인들의 국제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축전은 '위기의 시대, 문학의 길'이라는 주제로, 전쟁의 위기가 크게 대두 되며 전 세계적으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시대에 작가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논의하고, 이를 작품에 어떻게 반영할지 이야기하는 자리들로 마련된다. 제주 작가 현기영을 비롯한 국내 작가들과 시인 니이 오순다레(나이지리아), 아동문학작가 사마르 사미르 메즈가니(튀니지)를 포함해 대륙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해외 작가들까지 모두 49명이 참여하며, 문학포럼과 낭독공연, 평화선언을 위한 작가회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도상 DMZ 평화문학축전 조직위원장은 "작가는 근본적으로 비정부적 존재이며, 자기 체제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해 내는 존재"라며 "그런 것을 염두 했을 때보다 명확하게 와 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축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는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발전해 온 작가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르 클레지오는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고, 제주를 사랑한 작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 '빛나'와 제주도 우도 배경의 소설 '푹풍우'를 집필하기도 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준 벨라루스의 여성작가이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여성과 아동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다큐멘터리와 소설의 중간지대로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으로 생생하게 풀어내는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 냈다. 두 작가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장벽과 차별을 넘어 생명과 평화로'라는 주제로 더 큰 평화를 구현할 방법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정 조직위원장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삶에서 평화를 얻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종전과 비무장지대의 지구적 확산 등을 중요한 아젠다로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축전을 계기로 한국문학이 세계 작가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한반도를 넘어 전 지구의 평화와 인류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문학포럼'과 '김동연지사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와의 대화'는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