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탄생 문화의 상징인 조선 가봉태실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경북·충남·충북과 함께 조선왕실의 가봉태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오는 27일 한성백제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선왕실은 탯줄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겼다. 아기가 태어나면 전국 명당을 찾아 태를 묻어 아기태실을 만들었고, 그 아기태실의 주인이 왕이 되면 팔각난간과 중동석, 가봉비 등 여러 석물을 아기태실 위에 설치해 가봉태실을 만들었다. 이러한 독특한 생명존중 사상과 문화는 우리나라만의 탁월한 유산으로, 탯줄을 귀하게 여겨 태실을 조성하는 문화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봉태실은 전국에 28개 있으며, 이 중 국가지정유산은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사적), 서산 명종대왕 태실(보물), 영천 인종대왕 태실(보물)이 있다. 또 일제강점기에 전국 가봉태실을 훼손한 뒤 이를 봉한 고양 서삼릉태실이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와 경상북도, 충청남도 3개 광역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을 비롯해 3개 출연 연구기관은 '태실 세계유산화 실무회'를 구성해 가봉태실의 세계유산 등재와 홍보를 해왔으며, 올해는 충청북도가 합류해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우선 '유산'으로 지정해 보존·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각 지역에 있는 문화유산 관계자들과 보존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가봉태실 세계 등재를 위한 연속유산 선정과 향후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태처리 문화와 태실 ▲조선왕실의 풍수문화와 왕태실의 풍수지리 ▲조선 왕실 태실의 진정성과 완전성 연구 ▲가봉태실 세계유산화를 위한 추진과제를 주제로 국내 연구를 발표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세계유산 전략과 일본 근세 다이묘 묘구조와 비교하는 국외 연구도 준비했다.
경기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가봉태실을 세계유산화하기 위한 각 지자체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조선왕실의 탄생문화의 유·무형적 가치를 확산시키며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