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뇌병변 장애를 극복하고 22일 '2023 평택항 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이창희(가운데)씨가 정장선 평택시장(왼쪽 첫번째)과 함께 4.4㎞ 코스를 달리고 있다. 2023.10.22 /평택시 제공

22일 평택항 일원에서 열린 '2023 평택항 마라톤대회'에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은 이가 있었다. 유명 연예인도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한 사람도 아닌, 뇌병변 장애를 딛고 일어나 이번 대회 4.4㎞ 코스에 직접 참여한 이창희(23)씨가 그 주인공이다.

선천적으로 뇌성마비 증세를 갖고 태어난 이씨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앉고 서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상, 본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위해선 항시 제약이 뒤따랐다. 이씨는 "집에선 바닥을 기어 다녀야 했다"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점점 더 작아지는 기분이었고 집 밖을 나가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뇌병변' 이창희 4.4㎞ 코스 참가
市보건소 로봇재활서 용기 얻어
"난 할 수 있어요!"


그런 이씨에게 3년 전 큰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평택시보건소에 로봇 보행 재활운동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이곳에서 이은실 담당 선생님을 만나 재활에 매진할 수 있게 됐던 것.

이씨는 "그동안 다녔던 치료실은 딱딱하고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이곳은 편안해서 좋았다"며 "더욱이 너무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스스로 서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재활에 전념한 이씨는 수백 번 넘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결국 스스로 설 수 있게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씩 발을 떼며 앞으로 나아가는 단계로 도전을 이어간 이씨는 기적처럼 걷는 것까지 성공했다.

이제 이씨의 다음 목표는 마라톤 완주다. 이번 2023 평택항 마라톤대회는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데뷔 무대가 됐다. 이씨는 "마라톤이라는 목표가 생긴 뒤로 하루도 빠짐 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며 "조금 느리고 다르더라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취재팀

※취재팀=김종호 남부권취재본부장, 황성규 차장(이상 지역사회부), 임열수 부장, 이지훈 기자(이상 사진부), 김성주 부장(문화체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