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20년째를 맞으며 성년에 접어든 프로야구가 전반기 동안 어
느 시즌보다 풍성한 기록을 쏟아내며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전반기 기록의 중심에는 단연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한화)이 자리하고
있다.
 장종훈은 지난달 25일 해태와의 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와 지난
87년 4월14일 해태전 데뷔 이후 1천631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99년 김광림(은퇴)이 세운 종전 최다출장기록(1천630경기)을
깨뜨린 것으로 미국의 피트 로즈(3천562경기)와 일본의 노무라 가쓰야(3천
17경기)의 기록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20년 역사의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새
이정표를 세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장종훈은 또 안타(1천574), 타수(5천496), 2루타(293), 홈런(310), 타점
(1천39), 득점(948), 사사구(924), 루타수(2천845), 사구(124), 삼진(1천
143) 등 타자 16개 부문중 무려 11개 부문의 통산 최다기록을 보유하게 됐
고 1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15년 연속 3자리 루타까지 기록해 프로야
구 최고의 '철인'임을 입증했다.
 타자 부문에서 또 다른 '신화창조'의 주인공은 전준호(현대).
 전준호는 지난 11일 롯데전에서 또 한번 베이스를 훔쳐 통산 372도루를
달성, 이순철(LG 코치)이 갖고 있던 종전 최다도루기록(371개)를 갈아치우
며 프로야구 최고의 '대도(大盜)'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지난달 21일 한화전에서 18호 홈런
으로 최연소(24세10개월3일) '200홈런'을 달성했고 지난달 23일에는 송원국
(한화)이 데뷔후 첫 타석에 나와 9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진풍
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어느 시즌보다 두드러진 '타고투저' 현상을 반영하
듯 기록부문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송진우(한화)가 정삼흠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이닝기록(1천894이닝)
과 통산 최다타자 상대기록(8천4명)을 갈아치웠다.
 송진우는 또 지난달 3일 LG전에서 투수로는 보기 드물게 9회말 끝내기 안
타를 때리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이강철(삼성)이 통산 2번째 1천500탈삼진 고지에 올랐고 조계현
(두산)은 역시 통산 2번째 250경기에 선발로 출장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기록의 경기'로 불리는 야구.
 후반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어떤 기록들이 새롭게 프로야구사의 페이지를
장식할지에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