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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장대높이뛰기 남자 18세 이하부에서 박재연(경기체고 1)은 개인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박재연이 금메달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2023.10.17 /경기체고 제공

158㎝, 170㎝, 178㎝. 그리고 현재 183㎝. 한 뼘씩 키가 커갈수록 박재연(경기체고 1)을 가로막는 바 높이는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키만큼 기록도 무럭무럭 성장했다.

"장대높이뛰기에는 재능 없다"며 좌절하던 때를 뒤로하고, 그는 지난해 소년체전·문체부장관기 대회 등에서 우승했다. 올해 처음 출전한 제104회 전국체전 남자18세이하부에서는 4m60을 넘으며 개인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높이뛰기에서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했어요. 그때는 신장도 왜소했고 기록도 잘 안 나와서 많이 힘들었죠. 중학교 2학년에 올라와서부터 키가 자라면서 훈련에도 탄력이 붙었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기록이 계속 오르더니 4관왕까지 했고요. 중1 때를 생각하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박재연은 최근의 우승 소감을 이야기하다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꾸준한 노력에 더해 신체적 조건까지 뒷받침되면서 기록도 껑충 뛰어올랐다. 화려하게 중학교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고등학교에 올라와 세웠던 첫 목표, '전국체전에서 1위'를 이루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전국체전 男고등부 4m60 '우승'
높이뛰기서 전향후 쉼없는 노력
"최고기록 깨며 국가대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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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경기체고 1)이 장대를 들고 위로 훌쩍 뛰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박재연 선수 제공

그는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기록이 짐작했던 4m40 보다 훨씬 잘 나왔다. 멘털이 약한 편이라 걱정이 많은데 코치님은 물론이고 같이 훈련장을 썼던 실업팀 형, 누나들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웃어 보이며, 배한나(용인시청) 등 선배 선수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우승에 탄력이 제대로 붙은 박재연에게도 고민은 있다. 남들보다 큰 키와 뛰어난 점프력을 자랑하지만, 유연성과 상체 근력이 부족한 게 유독 아쉽다고 한다. 그는 "매일 새벽 운동 때마다 유연성 보강을 하는데, 다른 훈련보다 집중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고민 외에도 장대높이뛰기 종목 자체에 대한 걱정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했다. 박재연은 "다른 육상 종목은 어디서든 훈련을 할 수 있는 데 반해, 장대높이뛰기는 운동할 공간이 한정적이라 아쉬움이 남는다"며 "우리나라 장대높이뛰기 선수층도 다소 얇은 편인데, 선수들이 많아져 훈련 여건도 같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키도, 기록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를 넘어가는 박재연. 그는 이 기세를 몰아 5m까지 장대를 들고 뛰어넘을 계획이다. "엄청난 실력과 재능을 가진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이 많이 있어요.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 같은 선수의 동작 같은 걸 분석하곤 해요. 제 최고 기록을 계속 깨고, 훗날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아 세계 대회에 나가고 싶어요."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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