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A컵 준결승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2015년 FA컵 결승 진출 이후 8년 만의 결승 진출과 팀 역사상 첫 우승을 노린 인천의 꿈은 좌절됐다.
전반 23분 문선민에게 선제골을 내준 인천은 전반 38분 제르소의 왼발로 1-1을 만들었다. 정동윤의 패스를 받은 제르소는 전북의 측면을 허물며 골라인 따라 돌파 후 다소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넣은 제르소가 득점 장면에서 내전근을 다친 것으로 판단했고, 음포쿠를 대신 투입했다. 후반 13분에는 다리를 만지며 더 이상 뛰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문지환을 빼고 김보섭을 투입했다.
후반 17분 백승호에 결승골을 허용한 인천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공세를 강화했지만, 오히려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1-3으로 패배했다.
'첫우승 도전' 전북에 가로막혀 좌절
조성환 감독 "빨리 털고 ACL 준비"
인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인천서부터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전주를 찾은 400여명의 '비상(飛上) 원정대'는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으며, 경기 후엔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항상 홈이나 원정이나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앞에서 패배해 정말 죄송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했다. 실점 장면에서 전북이 마무리를 잘했지만, 우리가 실점의 빌미를 줬던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서 조 감독은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 안배를 했기에 체력은 문제가 안 됐다. 중요한 경기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작은 실수가 있었다"고 진단한 뒤 "아쉬움이 남지만, 빠르게 털어내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오늘의 경기력과 결과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FA컵 일정을 마무리한 인천은 오는 7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4차전 산둥 타이산(중국)과 원정 경기를 펼친다.
인천은 미드필드와 스리백 수비의 핵심 자원들인 신진호, 델브리지가 '시즌 아웃'됐으며, 이명주도 경기에 못나서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번 경기에서 부상으로 교체된 제르소와 문지환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인천은 ACL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선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인 산둥과 일전을 위해 오는 5일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FA컵 우승에 대한 목표는 좌절됐지만, 인천 팬들은 ACL 조별리그 통과라는 또 다른 목표 달성을 염원하고 있다.
전주/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