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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8시께 환경미화원 김대성씨가 수원시 팔달구 도로변에서 며칠 째 같은 구역의 낙엽을 치우고 있다. 2023.11.2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보세요. 지금도 떨어지고 있어요."

2일 오전 8시2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나혜석 거리 인근 구역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김대성(54)씨는 도로에 가득 떨어진 낙엽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아침 6시부터 분주히 움직였지만 겨우 200m 남짓한 도로변만 치웠을 뿐이다. 이 도로에 심어진 가로수는 80그루가 넘는다. 높게 솟은 플라타너스들은 그 크기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낙엽을 떨어뜨린다.

가로 560m 세로 1㎞ 구역을 김 씨와 다른 동료 3명이 청소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시간과 인원이 정해져 있어 이들은 상습민원 발생지역 위주로 청소할 수밖에 없다.

 

아침 6시부터 분주히 움직여도

부족한 시간·인원에 늘 벅차
수원 팔달구 도로절반 노후화
부담 덜어줄 청소차마저 진입 제약


김씨는 "오늘 열심히 치워도 내일 되면 마찬가지"라며 "낙엽이 너무 많을 땐 건너편 시청 뒤쪽 구역을 맡은 동료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말했다. 잠깐 대화한 10여 분 동안 김씨가 방금까지 청소한 구역에는 또다시 떨어진 낙엽들이 흩어져 있었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은 환경미화원들에게 '낙엽철'이라고 불린다.

이 시기엔 주말까지 격주로 나와 청소해도 낙엽 관련 민원에 시달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청에서 보낸 청소차량도 매번 낙엽과의 전쟁 중이다. 팔달구청은 5대의 노면청소차량을 하루에 두 번씩 운영한다. 하루에 많게는 50t가량의 낙엽을 쓸어오지만 미화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팔달구 내 도로 절반은 노후화, 너비 등의 이유로 청소 차량 진입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시 공원녹지사업소는 현재 민원이 들어오는 곳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진 정기적으로 관내 가로수들의 가지를 쳤지만 최근 산림청을 비롯해 여러 시·군에서 무분별한 가지치기가 가로수의 생육을 방해한다고 판단해 중단한 것이다.

환경미화원의 업무를 일부 돕는 공공근로 사업 인력 또한 예산 부족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유로 2019년 57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275명만 채용했다.

시 관계자는 "가을은 미화원들이 가장 고생하고 있는 시기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공공근로 인력을 환경미화 쪽으로 충원하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