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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용인특례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반도체'다. 처인구 원삼면의 반도체클러스터에 이은 이동·남사읍 일대 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 유치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든든한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용인시가 반도체 못지 않게 공을 들이는 분야가 또 있다. 바로 '교육'이다.

이상일 시장은 용인의 미래를 책임질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교육에 있고, 그만큼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취임 이후 수시로 관내 학교들을 찾아 교장·교사·학부모·학생들을 만나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이유다.

시장이 직접 교육 행정의 최일선에서 발로 뛰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 이게 민선 8기 용인시가 지향하는 '교육 르네상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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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1일 용인시청소년수련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상일 용인시장과 중학교 학부모회장단과의 간담회 단체 기념 사진. 2023.10.11 /용인시 제공

■현장 속으로 '500일의 여정'

이 시장은 지난해 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교육과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직 인수위원회 내에 별도의 '교육인프라 TF'를 구성했다. 앞서 국회의원을 역임했을 당시에도 교육문화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 시장은 인재 육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교육 인프라 확충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서 취임 이후 줄곧 학교를 직접 찾아다녔다.

그동안 총 12차례 관내 189개에 달하는 초·중·고교의 교장, 학부모, 학생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상일 시장, 인수위때 TF 구성 '교육 인프라' 방점
189개 초·중·고 교장·학부모 등 간담회 '민원 청취'

용인시교육지원청과 경기도교육청뿐 아니라 교육부와도 잇따라 접촉하며 문제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시장이 교육 현장의 민원을 직접 챙기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장은 "어머니가 교육자셨고, 국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도 활동한 바 있어 교육 분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학교마다 매년 새로운 고민거리와 애로사항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래서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로부터 각 학교가 처한 상황을 듣고 용인시가 같이 해결 방안을 찾자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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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7일 삼계고교 이찬희 학생회장이 통학버스 문제 해결에 힘써준 이상일 용인시장을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2023.9.7 /용인시 제공

■ 적극 행정 실천…변화의 시작

동백고의 경우 여름철 폭우가 내리면 인접 아파트에서 쏟아지는 빗물로 학교 본관 뒷길이 항시 흙탕물에 잠겨 학생과 교직원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들은 이 시장은 관리 책임을 지닌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동백고를 직접 방문해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이후 LH는 담장 우수관에 누적된 오물·토사·낙엽 등을 모두 걷어내고 빗물을 받을 수 있는 집수정 두 곳을 설치했으며 낙엽 등이 떠내려와 우수시설을 막지 않도록 담벼락 100m 구간에 그물망까지 달았다.

 

동백고 뒷길 폭우시 '상습 흙탕물' 직접 방문 조치
성복고 노후승강기·제일초 다목적강당 등 예산 해결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됐던 고질적 문제가 한 달 만에 해결됐다. 조정길 동백고 교장은 "앞으로 큰비가 내려도 학생들이 진흙탕 길에 미끄러지는 일이 없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복고 노후 승강기 교체 문제도 해결됐다. BTL(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교육지원청의 예산 지원 대상이 아니었지만, 장애인 학생들의 이동과 안전상 승강기 교체가 시급했던 상황을 인식한 이 시장은 교육지원청에 거듭 협조를 구했고 결국 9천여만원의 예산이 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순교 성복고 교장은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제일초 다목적 강당과 송전중 농구장 개선사업이 도교육청의 경기형 특화사업에 선정된 것도 이 시장이 발로 뛰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두 사업 모두 이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학교장들이 제안했던 사업으로, 이후 시는 도교육청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예산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제일초 다목적 강당 개선사업에는 9억5천만원이, 송전중 농구장 개선사업에는 6천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민간 기업의 지원 중단으로 통학버스 운행에 위기를 맞은 삼계고에는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해 통학차량 운영비 3천9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삼계고 이찬희 학생회장은 직접 쓴 편지를 갖고 이 시장을 찾아와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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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상일 용인시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용인시 제공

■ 교육 예산 확보에 사활 건다

이 시장은 지난달 27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만나 역북초 체육관 건립 지원, 포곡중 체육관 리모델링 특별교부금 지원,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지원 등을 요청했다.

그 결과 교육부의 올해 제3차 특별교부금 지원 대상에 용인 관내 3개 학교가 선정됐다. 대상 사업은 역북초 체육관 증축(25억600만원), 백봉초 체육관 증축(8억1천300만원), 원삼중 급식실 증축(7억9천500만원) 등으로 지원 예산 규모만 41억1천400만원에 달한다.

 

교육부 차관에 지원요청… 3차 특별교부금 3곳 선정
총 500억 넘게 외부 유치 "미래 위한 최고의 투자"


역북초 체육관 증축의 경우 지난 7월 학부모와 학생들이 직접 시장실에 찾아와 민원을 요청한 사안이었다. 학교 건물 4층 교실 일부를 리모델링해 체육관으로 이용 중이지만, 높이가 낮아 구기 종목은 수업을 진행할 수 없고 층간소음으로 다른 수업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이 시장은 지난 장 차관과의 회동 당시 역북초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고 그 결과 3층 규모의 체육관 건립이 확정됐다. 시는 교육부 지원 외에 14억4천500만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원삼중 내에 조리시설을 갖춘 급식실을 만드는 건 이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조리시설이 없어 인근 학교에서 조리된 음식을 공수해 오고 있는 사정을 듣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공약에 포함한 바 있다. 이번 교육부 지원과 더불어 도교육청 예산 9억4천200만원, 시 예산 3억원 등 총 20억여 원이 투입돼 마침내 원삼중 학생과 학부모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조리시설을 갖춘 급식실이 만들어지게 됐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관내 18개 학교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164억1천400만원, 도교육청 교육비 특별회계 132억3천7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시는 밝혔다. 이 밖에 백암복합문화센터와 용천초 내 복합체육시설 등 2개 시설 건립에 필요한 지원 예산 212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500억원이 넘는 교육 예산을 외부에서 끌어온 셈이다.

이 시장은 "시의 미래를 위해선 좋은 인재 양성이 곧 최고의 투자"라며 "재정적 어려움은 있지만, 앞으로도 교육에 관한 예산만큼은 최선을 다해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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