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용 문학관1
지난 9일 화성시 노작홍사용 문학관에서 열린 홍사용 선생 시비 건립 감사패 증정식. (왼쪽부터)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 홍사용 선생의 손자 홍승준씨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9 /노작홍사용문학관 제공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학인, 노작 홍사용 선생의 시비 건립 40주년을 앞두고 당시 추진에 앞장섰던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잊힌 문학가를 조명해 문단과 대중에 알리는 등 초석을 마련한 데 대한 공로다.

지난 9일 오전 11시 화성시 노작홍사용문학관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1984년 세운 홍사용 선생의 시비 관련 감사패 증정식이 진행됐다.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을 비롯해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 홍사용 선생의 손자 홍승준씨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창식 前 경인일보 편집국장 수상
'나는 왕이로소이다' 시비 건립 앞장


노작 홍사용(1900~1947) 선생은 화성 출신의 문학인으로,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활동하며 수많은 시·소설·희곡·평론을 발표했다. 그러나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은 문단에서 널리 거론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1984년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이 위원장으로 나선 시비 건립위원회가 추진돼 홍사용 선생의 묘비 옆에 시비를 세웠다. 당시 수원문인협회 문인들과 여러 시민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 170만원을 모금했고, 오석에 홍사용 선생의 대표시 '나는 왕이로소이다(1923)'를 아로새겼다.

시비가 건립되면서 지역 사회에서도 비로소 홍사용 선생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하나둘 싹텄다. 홍사용 선생의 생가를 발굴하는가 하면, 노작홍사용문학관을 설립해 김소연·안도현 시인 등 걸출한 문인들을 배출해낸 노작문학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날 감사패 증정식은 홍사용 선생의 손자 홍승준씨가 직접 나서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을 수소문한 끝에 성사됐다. 할아버지를 세상에 다시 알린 시비 건립 40주년이 오는 만큼, 노고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은 "39년 전에 시비를 세우는 등 지역에서 터전을 일궈 두신 분이 있기에 노작홍사용문학관이 탄생하고, 오늘날 지역 문학도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며 감사패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창식 전 경인일보 편집국장은 "1984년 당시에는 중앙 문단조차도 노작 선생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그래도 역사라는 건 완전히 지워지는 것이 아니고, 기억에서 멀어져도 언젠가는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