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다른 지역보다 낮아
규모 작을수록 코로나 피해 더 커
창업 준비기간 10.5개월 가장 짧아
사업계획서 작성·시장조사 등한시

인천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 간 경쟁이 다른 지역보다 치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지역 예비창업자들의 창업 준비 기간이 다른 지역보다 짧은 탓에 사업에 실패할 위험이 크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지역 자영업자 폐업률은 2019년 11.4%, 2020년 10.7%, 2021년 9.8%, 2022년 9.1%로 이 기간 매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코로나19가 인천지역 소상공인에게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인천지역 소상공인의 5년 이내 창업 비율은 2020년 기준 43.7%를 기록해 전국에서 경기도(45.3%) 다음으로 높았다.

인천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소상공인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창업 후 '5년 생존율'이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데, 인천은 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는 곳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것"이라며 "인천 소상공인들이 경쟁이 심한 업종에 많이 진출했거나 생존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인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소상공인 정책현안 진단 및 대응방향 마련'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 자영업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5분위로 나눈 결과 사업 규모가 작은 1~3분위 소상공인의 연평균 매출액이 감소한 반면 4~5분위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도 1분위 소상공인은 1천400만원 감소한 반면 5분위는 100만원만 줄었다.

인천지역 소상공인의 폐업 상황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 폐업공제'에서도 잘 드러난다. 폐업한 소상공인들의 '퇴직 연금' 역할을 하는 폐업공제 지급건수는 인천을 기준으로 지난 2019년 4천447건에서 지난해 5천648건으로 늘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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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하지 못한 이들이 적은 자금으로 창업에 나섰다가 경기 침체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천의 평균 창업 준비 기간은 10.5개월로 전국에서 가장 짧은데,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시장조사 없이 사업에 뛰어든 사람이 많아 실패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인천연구원 민규량 연구위원은 "창업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준비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퇴직하거나 취업하지 못한 이들이 한시라도 빠르게 생계를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지역 폐업률이 높은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창업 컨설팅 교육 등 예비창업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만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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