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시의원 300명 가두행진
수매가 협의 무시 하향 조정 갈등
수매량 축소도… 올해 88억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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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여주시청 앞 도로에서 여주시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민들이 농민대회를 열고 쌀 수매가 재결정을 촉구하는 트랙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023.11.2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부실 적자 방만 경영, 여주통합RPC는 각성하라."

여주시 농민들이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여주통합RPC)의 방만한 부실 경영에 대한 진실 규명과 수매가격 재결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여주시농민단체협의회(이하 농민협의회)는 22일 농협 여주시지부 앞에서 지역의 각 농민단체 소속 농민들과 정병관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여주시 농민대회'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이후 농민대표와 농민단체가 제외된 여주통합RPC의 운영협의회 구성에 반발하며 항의를 이어왔다.

지난 8월 말 여주통합RPC의 운영협의회에서 수매가를 진상·진옥(조생종) 9만2천원, 추청 8만2천원으로 협의했으나 9월 말 이사회에서 각각 8만2천원과 7만2천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이사회는 지난달 초에 다시 진상·진옥 8만5천원, 추청 7만7천원으로 소폭 인상했다.

하지만 농민들의 반발은 계속됐고 여주통합RPC 운영위원회 개최와 수매가 재논의, 경기도본부에 감사제도 개선, 특별감사 등을 요청했다. 이에 지난 15일 열린 여주통합RPC의 3차 운영협의회에서는 수매가 진상·진옥 8만6천원, 추청 7만8천원 인상안과 특별감사 및 감사제도 개선 등을 협의했다.

그러나 여주통합RPC가 농민들의 요구에 답변하지 않고, 내년 수매량을 3만2천t에서 2만5천t으로 줄이는 안건을 논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에 반발한 농민협의회는 이날 3차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여주통합RPC는 올해에만 10월31일 기준 88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주 거래처인 국내 최대 대형마트와 물류업체에 할인된 가격으로 쌀을 공급해 적자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병원 회장은 "투명한 경영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그리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에 상응하는 수매가를 결정해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농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수매가를 대폭 낮추는 조합장들은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또 정병관 의장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