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와 문화재, 불교에 대한 글을 써온 박영서 작가는 부동산 문제가 비단 현대, 대한민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권력가들의 토지 검병으로 무수한 폐해가 발생하면서 결국 망국으로 이어진 고려의 사례, 그리고 이어진 조선의 토지 개혁이 실패로 끝나는 모습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조선 역시 탐관오리의 횡포와 고통받는 백성들의 눈물로 얼룩지면서 우리 역사에서 토지 개혁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과 그 역시 실패하고 만 이유에 대해 책 속에 담았다.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작은 특권이 어떻게 거대한 불평등을 만드는 지, 부동산 개혁 성공을 위한 선결 조건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환갑이 될 때까지 자기 집을 마련하지 못해 셋방살이를 했던 연암 박지원의 이야기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 좁은 한양 땅 안에서도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새로운 부동산 투자 기회를 만들었던 이들의 모습에서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얽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